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ETF시장 200조 가능…올해 성장 작년보다 더딜 것"
(ETF 릴레이 인터뷰)①NH-아문디자산운용 김현빈 ETF본부장
입력 : 2024-02-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김한결 기자]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특히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은 연간 54% 성장하면서 운용자산(AUM) 120조원을 돌파했는데요. 자산운용업계도 시장 확대에 발맞춰 다양한 ETF 상품 준비에 바빠졌습니다. <뉴스토마토>는 ETF 상품을 만들고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만나 ETF 시장 전망과 업계 이야기를 듣고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전해드립니다.
 
국내 유일 글로벌 합작 자산운용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에는 'HANARO ETF' 브랜드가 있습니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지난 2018년 이 '하나로(HANARO)' 브랜드를 직접 만든 장본인인데요. 김 본부장은 증권사에서 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를 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거쳐 NH-아문디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ETF 조직을 6년째 이끌고 있습니다. 국내 ETF 시장의 성장과 함께 운용사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NH-아문디는 지난해 ETF 조직을 팀 단위에서 부대표 산하 본부급으로 확대·개편하고, 본사와 협력도 강화하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 본부장을 만나 ETF 시장 전망과 NH-아문디자산운용의 올해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본부장. (사진=NH-아문디자산운용)
 
작년 국내 ETF 시장은 채권 상품을 중심으로 120조원을 돌파하며 54% 성장했습니다. 앞으로의 성장세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지난해 ETF 시장이 40조원 늘었는데 30조원이 채권형, 그 중 20조원이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나 KOFR(한국무위험지표금리)금리 상품이고, 주식형은 10조원 정도 됩니다. '초단기 금리 ETF'의 성장에 전체 시장이 도약했는데요.
 
이례적인 상황이었고 올해는 그만큼 성장하긴 어려울 거라 예상합니다. 다만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어질 거라 봅니다. 현재 ETF 비중이 코스피 시장 대비 6% 정도인데, 10%까지 올라간다면 현재 124조원 시장이 200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과거에도 채권형 ETF가 많긴 했지만 시장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금리가 1~2%였기 때문에 '지금보다 금리가 얼마나 빠지겠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러다 회사채 금리가 4%를 넘어가고, 만기채 ETF까지 나오면서 관심이 커졌습니다. 채권 ETF라고 하면 원래 계속 듀레이션(채권만기 잔여기간)을 유지하면서 교체해 주는 상품이었는데요. 만기채 ETF는 투자자가 채권을 매수하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어서 새로운 투자처가 된 겁니다. 
 
예를 들어 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 ETF의 경우 만기는 멀었지만 금리가 살짝만 움직여도 긴 듀레이션 때문에 수익이 커져 10년을 갖고 있지 않아도 되거든요. 10년을 그냥 기다려도 되고요.
 
더욱이 국내 증시가 2022년에 20% 이상 빠져 주식보다 채권이 낫다는 시각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주식과 채권 둘 다 좋은 상황에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죠. 은행 퇴직연금에서도 ETF를 담을 수 있고, 앞으로 몇 년 간 혹은 올해 금리가 다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현재 시장에 상장된 상품 외에 이머징 상품까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현물ETF가 미국에서 승인됐습니다. 향후 글로벌 ETF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어떤 파장을 줄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사실 비트코인이 ETF 상품으로 만들기엔 어렵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나 국내에서 비트코인이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죠. 비트코인 선물이 시카고 선물거래소에 상장하면서부터 ‘비트코인 ETF가 이제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요. 이더리움 현물 ETF도 준비하고 있는 걸 보면 이젠 시장 흐름이 암호화폐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도 반대가 많았지만 세력이 확대되면서 비트코인이 활성화됐고요. 우리나라도 나중엔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시간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액티브 ETF의 경우 매니저의 운용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는데, NH-아문디의 액티브 ETF 상품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상품은 무엇인가요 
 
현재 출시한 액티브ETF 중 주식형 액티브 ETF인 HANARO 글로벌생성형AI ETF의 수익률이 가장 좋습니다. 이 상품은 준비 단계부터 '액티브'로 출시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액티브 ETF는 매니저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데요. 아직 AI종목들이 많이 상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변화에 따라 매니저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담당 매니저가 포트폴리오를 잘 짜서 운용중입니다. 다른 AI ETF에 비해 종목을 20여개의 우량 종목 위주로 구성했는데, 이 포트폴리오가 시장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아문디 본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ETF 상품에 대한 전략이 궁금합니다. 이 시점에서 주목할 만한 상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
 
프랑스 아문디자산운용은 유럽 1위 ETF 운용사입니다. 지난 2021년엔 릭소ETF를 인수하면서 규모가 더 커졌는데요. 아문디는 홍콩, 일본 등 네트워크가 좋기 때문에 전 세계 시황이나 ETF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는 주기적으로 전략 회의를 하면서 교류 중입니다.  또 지난해 ETF 조직을 니콜라 시몽 부대표 직속 ETF본부로 개편했는데, 현재 10명에서 인원을 더 충원해 조직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올해는 아문디와 교류를 강화하는 동시에 저희가 약했던 채권 ETF를 많이 키울 생각입니다. 채권 ETF는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글로벌 럭셔리 ETF로 '하나로' 브랜드가 주목 받았던 것 처럼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는 것이 목표입니다.
 
ETF는 전 세계에서 다 통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메타버스, 비트코인 등 전 세계 시장에서 하나의 통일된 언어가 되면서 한 쪽에서 발전하면 다른 한 쪽에도 확장되는 게 있는데, 저희는 아문디를 통해 유럽 시장의 흐름을 빨리 받아들일 수 있고, 그런 부분에서 협업이 가능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ESG에서 앞서가고 있는데 그 분야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향후 좋은 상품을 유럽과 우리나라에서 동시에 상장하는 것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출시된 상품 중 'HANARO 글로벌워터MSCI(424460) ETF', 'HANARO 글로벌신재생에너지MSCI' ETF,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ICE(합성) ETF' 등 ESG에 특화된 상품들이 있고, 글로벌 럭셔리ETF도 아문디운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출시한 상품입니다.
 
현 시점에서 생성형AI 액티브 ETF와 반도체ETF는 더 잘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반도체와 AI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이 두 조합이 계속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최근에 출시한 HANARO K-메디테크 ETF도 주목할 만한데요. 우리나라가 의료강국이고 국내 기업들의 의료기기가 수출도 잘 되고 있는 만큼 의료기기 관련 상품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푸드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Fn K-푸드(438900) ETF를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K팝이 잘되면서 한국의 라면, 김밥 등도 해외에서 크게 주목 받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유럽시장에 K팝이나 K푸드 ETF를 상장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푸드는 필수소비재인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효자가 될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수진·김한결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심수진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