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지정학 리스크와 누적된 고금리 여파의 잔존 등에 따라 한국경제 성장이 더딜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특히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기존보다 0.1% 낮춰 잡는 등 저성장 탈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도 중국경제의 구조적 부담 영향 등 하향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OECD는 5일(현지시간)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1월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2.2%로 전망했습니다. 2025년 성장률에 대해서는 더 낮은 2.1%로 내다봤습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2.7%, 2025년 2.0%로 전망했습니다.
기재부 측은 "OECD의 올 한국 성장률 전망은 '2024년 경제정책방향'의 우리 정부 전망을 반영해 수렴한 결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주요 기관들이 발표한 우리나라 경제 성장 전망치를 보면 정부 2.2%, 한국은행 2.1%, 국제통화기금(IMF) 2.3%, 한국개발연구원(KDI) 2.2% 등 2% 초반대 전망치에 머물러있습니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2.2%로 내다봤다. 표는 OECD 성장률 전망치. (표=뉴스토마토)
OECD 측은 지난해 세계경제가 탄력적을 회복했지만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1%에서 2.9%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올해 주요국의 거시경제 정책 제약과 중국경제의 구조적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서비스업황이 제조업보다 강세를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소비자심리에 대해서는 저조한 선진국에 반해 신흥국 중심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또 세계 교역과 관련해서는 아직 부진하지만 반도체·전자통신(IT)기기·자동차 판매에 이어 항공 여객수요 회복 등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따른 운임상승, 운송지연 등은 상품비용 상승압력으로 작용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에너지·식품가격 하락과 통화긴축 등 영향에 따라 헤드라인·근원 물가상승률이 모두 하락했지만 하락 속도는 둔화 소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견조한 소비와 실질임금 상승, 금리인하 등의 영향으로 완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올해 2.1% 내년 1.7%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게 OECD의 설명입니다.
유로존에 대해서는 0.6% 성장에 그칠 전망입니다 내년에는 1.3%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습니다. 실질소득이 상승하는 하반기 전까지 긴축에 따른 수요감소 영향으로 상반기 저조한 성장을 보인다는 판단입니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소비심리 제약과 높은 부채, 자산시장 약세 등의 여파를 우려했습니다.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4.7%로 내년은 4.2%를 예상했습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최근 공급망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통화 긴축 영향에 따른 수요 제약으로 점진적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은 신흥 국가들의 경우 내년 말까지 인플레이션 목표치로 수렴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OECD가 꼽은 세계경제의 주요 리스크는 지정학적 위험·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고금리 여파에 따른 부채 부담 등입니다.
중동 정세불안이 확대될 경우 공급의 병목현상이 심화되며 에너지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른 공급 측 물가 상방압력 확대와 경제활동 저해도 우려된다고 봤습니다.
또 전례없는 금리인상의 후행적 영향이 예상보다 길거나 크게 나타나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OECD 측은 우리나라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 등을 감안한 신중한 통화정책, 조세·지출 개혁을 통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교육 개혁을 통한 생산성 제고와 글로벌 공급망·자유무역 복원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퇴근하는 직장인 등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