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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소비·투자…수출도 '낙관' 어려워
상품소비·건설기성 감소…서비스소비 증가폭↓
입력 : 2024-02-07 오후 4:52:47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올해 한국경제의 도약을 바라는 염원과 달리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인 내수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면서 소비와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수출 회복세로 인한 '경기 부진 완화' 평가도 내놓고 있지만 사실상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2024년 2월 경제동향'을 통해 "고금리 기조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민간소비와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른 수출 회복세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내수 부진…유가 등 물가 불씨
 
지난해 1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은 조업일수 2일 감소에도 6.2% 증가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월 부진했던 반도체가 53.3%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은 3.9% 감소했습니다.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출하 증가세가 확대됐습니다. 생산은 6.7%, 출하는 6.8%로 전월대비 각각 1.1%포인트, 0.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재고율은 107.7%로 전월(114.3%)보다 줄었습니다.
 
서비스업의 경우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도소매업(-3.7%), 금융·보험업(-3.0%)을 중심으로 0.2% 성장에 그쳤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건설업도 1.2% 감소했습니다.  
 
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음식료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수는 고금리 영향 등으로 부진한 상황입니다. 12월 소매판매를 보면 국내승용차(-9.7%), 의복(-6.7%), 음식료품(-5.2%) 등이 줄면서 2.2% 감소했습니다.
 
서비스소비의 경우 해외관광과 밀접한 운수업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업종에서 미약한 증가세입니다.
 
KDI 측은 "상품소비가 감소하고 서비스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소비 부진이 지속된다"고 봤습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1.6으로 기준치인 100을 소폭 상회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한데 이어 근원물가 상승폭이 2.5%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설 연휴를 앞두고 농산물에 이어 기름값까지 들썩이고 있어 물가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KDI는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유가 상승이 향후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수렁에 빠진 '투자'
 
지난달 설비투자는 -5.9%로 자동차 등의 부진이 두드러졌습니다. 반도체 관련 투자 부진이 소폭 완화됐지만 감소세는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반도체 생산·출하의 개선과 재고도 전월대비 20.9%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 투자와 관련된 특수산업용기계의 감소폭은 25.2%에서 11.2%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이후 자동차 투자가 10.3% 줄었습니다. 운송장비 -2.2%, 기계는 -7.1%를 기록했습니다.
 
건설투자 흐름도 둔화세입니다.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둔화세가 두드러졌습니다. 12월 건설기성 증가율은 -1.2%로 2년 연속 감소한 주택착공의 영향이 가시화됐습니다. 
 
KDI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변동성이 높은 공공·토목 부문에서 개선됐으나 민간부문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건설투자 둔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습니다.
  
7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뉴시스)
 
수출 회복?…기저효과에 전망 부정적
 
KDI는 수출 흐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른 수출 회복세로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새해 첫 수출 성적을 보면 전년 1월이 최악의 수출을 기록한 데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수출은 546억9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8.0% 증가했습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5.7% 증가한 22억8000만 달러입니다.
 
이는 반도체 수출이 50% 이상 늘어난 영향입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56.2% 증가한 93억7000만달러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1년 전 수출액은 16.6% 감소한 462억7000만달러로 2년간 최저 수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1월 설 연휴 조업일수가 올해 1월보다 2.5일 적은 것을 고려하면 수출 회복을 장담하긴 이른 상황입니다.
 
문제는 2월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달 중순께 설 연휴가 있어 2월 총 조업일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조업일수가 줄면 수출 지표에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뿐만 아니라 홍해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안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KDI는 "중동 지역의 분쟁이 향후 유가 상승, 운송 차질 등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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