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로열더치쉘 공장 트러블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합성고무(부타디엔) 생산라인이 원인불명의 결함으로 일시 폐쇄돼 수급이 타이트해진 상황입니다. 합성고무는 국내 금호석유화학이 주력하는 제품으로 기존에도 비교적 양호한 수익성을 방어해왔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로열더치쉘이 이달초부터 연간 26만5000톤의 부타디엔 생산라인을 폐쇄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가동 중단은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열더치쉘은 이에 따라 불가항력을 선언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가동 중단으로고객에 대한 배송 지연 등 배상책임이 생길 경우 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로 인해 아시아 내 부타디엔 주문 수요가 강해졌습니다. 로열더치쉘 가동 중단 영향으로 미국 내 주문품 도착이 지연되면서 아시아 내 대체품을 찾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시아 내 공급자는 쉘을 대신해 합성고무 제품을 더 팔 수 있으며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황 상승에 따른 간접적 효과도 누립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10일부터 춘절 연휴에 들어가면서 다른 제품 거래는 한산해진 상황인데 합성고무 거래만 활발한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금호석유화학 여수 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시황은 다른 석유화학 제품에 비해 이달 초부터 견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거래가 활발한 편이었습니다. 국내 합성고무 생산은 금호석유화학이 주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하며 지난해 업황이 부진한 속에도 높은 이익률을 방어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쉘 가동중단 반사이익에 따른 시황 상승 효과가 더해지면 실적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지난 4분기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8% 줄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도 합성고무사업 만큼은 68.1% 증가한 15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포인트 늘었습니다(2.9%).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 TV 등 가전시장 회복 지연과 같은 거시적인 업황 부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은 전기차와 펜트업 가전 수요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바 있지만 이들 시장이 꺾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수요단에서 전기차는 테슬라가 중국 설 연휴를 앞두고서 모델Y 전기차의 가격할인에 나서는 등 판매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공급단에서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자체 증설이 많은 프로필렌을 중심으로 시황 약세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