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성장에 힘입어 순자산을 1조원 가까이 키웠습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ETF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패시브와 액티브로 나뉜 브랜드를 일원화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연임이 예상되는 김성훈 대표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됩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운용사 중 순자산가치총액 비중은 2.18%로 7위입니다. 중위권 운용사로서 2% 넘는 비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월간 순위는 0.94%에서 2.24%로 훌쩍 점프한 신한자산운용에게 한 계단 밀렸습니다.
지난해 키움운용은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은 김성훈 대표 아래에서 ETF 성장의 원년을 맞이했습니다. 김 대표는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을 거쳐 키움증권에서 자산운용팀장, 홀세일총괄 등을 거쳤습니다. 2014년 키움증권이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해 키움자투자자산운용을 출범하면서 자리를 옮겨 마케팅본부총괄을 맡았는데요. 2018년 대표이로 선임된 후 2021년에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김 대표는 ETF 시장에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2022년 말 정성인 ETF마케팅사업부장을 영입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온 정 부장은 ETF마케팅팀에서 ETF마케팅사업부로 확대 개편한 조직을 이끌며 지난해 1월 말 1조8289억원이었던 순자산을 1년 만에 2조7173억원으로 8884억원 키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단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키움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불어난 순자산은, 채권형 ETF로 약 5000억원, 주식형 ETF로 4000억원 가까이 늘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고금리 덕분에 시장에서 채권형 ETF가 인기를 얻은 결과입니다. 기존 주식형 ETF 위주였던 시장에서 채권형 ETF가 크게 성장한 것입니다.
키움운용은 분위기에 발 맞춰 지난해 B2B(기업간거래)를 주요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채권형 ETF를 기관에 세일즈하면서 몸집을 크게 불린 겁니다. 특히
KOSEF 국고채10년(148070) ETF 등 기관 투자자가 주로 매매하는 상품을 내세워 실질적인 성장을 취했습니다.
몸집 키우기엔 성공했지만 키움운용에겐 고민이 있습니다. 자사 ETF 브랜드의 통일입니다. 현재 키움은 'KOSEF'와 '히어로즈' 두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요. KOSEF는 패시브 ETF, 히어로즈는 액티브 ETF 브랜드입니다.
키움운용은 지난 2022년에 액티브 ETF 브랜드 '히어로즈'를 론칭했습니다. 다우키움그룹의 프로야구팀 '키움 히어로즈'에서 착안한 이름입니다. 시장의 주목을 끌어내기 위한 브랜딩으로 패시브와 액티브 ETF 브랜드를 나눈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만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회사 내부에서도 일원화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다만 KOSEF의 경우 2002년 10월 국내 최초 ETF인
KOSEF 200(069660)으로 탄생해 ETF의 원조라는 위상이 있는 만큼 그 역사성을 포기한 채 히어로즈로 통합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에 오는 3월에 연임이 결정되는 김 대표가 브랜드를 통일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키움운용 관계자는 "결국엔 브랜드를 통합해야 하지 않겠냐는 내부 여론이 형성돼 있고 지금은 치열하게 논의하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키움투자자산운용)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