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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쓸모가 있는 'MBTI'로 현상 분석하기
입력 : 2024-02-16 오후 4:49:40
"너 T야?"
 
지난해 유행한 말입니다. MBTI(성격유형검사)를 딱히 신봉하진 않지만 재밌는 유행이었습니다. 찬찬히 저 말을 뜯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본 심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논리적 성향의 사고형(T)보다 관계를 중시하는 감정형(F)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입니다.
 
검사 결과 ENFJ가 나온 저로선 다행입니다. F와 T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는데요. 그래서 "너 T야?"라는 질문을 곧잘 듣곤 했습니다. 
 
최근 축구협회와 손흥민, 이강인 선수를 두고 논란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국민 반응이 이어졌죠. 이때 든 생각은 '지금은 F가 아닌 T로 현상을 분석해야 한다'였습니다. 즉, 감정보단 논리적인 사고를 앞세워 현상을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단 겁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내 졸전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황금세대'로 불리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데리고 보여준 무전술, '해줘' 축구의 말로입니다. 예상된 비판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손흥민과 이강인 선수 간 다툼이 있었단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내부 불화로 인한 분위기 악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다는 클린스만 감독의 발언도 나왔습니다. 화살촉은 방향을 바꿔 선수로 향했습니다. 특히 이강인 선수와 20대 초반 국가대표 선수들은 개인 SNS에서 무차별 폭격을 받았습니다.
 
'후배가 선배에게 하극상을 했다'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입니다. 격하게 분노하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잠시 'F'의 시각은 덮어두고 'T'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축구협회와 대표팀 감독의 역할부터 짚겠습니다. 대표팀 선수단 관리는 협회와 감독, 코치진의 몫입니다. 불화가 생기면 쪼르르 언론에게 불화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마땅히 해야할 본분을 망각한 협회와 감독, 코치진의 잘못입니다.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한다면 교칙에 따른 처분이 내려져야 합니다. 처분은 뒤로한채 전교생에게 방송으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고 전달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성숙한 대표팀 문화가 정착하길 바랍니다. 다만 현재 이보다 중요한 점은 본분을 망각하고 여론의 화살만 피하려는 무능한 축구협회의 행태입니다. 책임을 회피하지 마세요. 저 T입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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