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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담나
글로벌 연기금, 비트코인 직접 투자하기도
입력 : 2024-02-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가 들썩이면서 1000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담을지 주목됩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분기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을 매수해 가상자산에 대한 시각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1개의 시세는 7180만원대입니다. 최근 횡보세를 깨고 상승 흐름을 탄 모습입니다. 이더리움도 현물 이더리움 ETF 승인 기대감이 반영돼 400만원대에 거래 중입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 중에도 비트코인 등을 운용 포트폴리오에 담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전 세계 투자관리 전문가협회 CFA인스티튜트(CFA Institute)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미국 내 주와 정부 연금 94%가 직·간접적으로 가상자산과 관련된 자산에 투자했습니다.
 
직접 비트코인을 매입한 곳도 있습니다. 미 텍사스주 휴스턴 소방관구호퇴직연금은 지난 2021년에 약 26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매입했습니다. 400억달러를 굴리는 미 예일대 기금도 5년 전부터 포트폴리오의 2~3%를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연기금 중에도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경우가 있습니다. 뉴질랜드펀드가 운용하는 퇴직연금기금 키위세이버는 2021년에 운용자산의 0.5%에 해당하는 175만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매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도 가상자산 투자에 나설지 주목됩니다. 지난해 기금 규모가 1000조원을 넘은 국민연금도 일단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유주식현황보고서(Form 13F)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3분기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가장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을 28만2673주 매수했습니다.
 
SEC 13F에 공개된 내용은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에 위탁한 자금이 아니라 직접 매수한 주식입니다. 매수 당시 코인베이스의 주식 평가액은 1993만달러, 원화로는 약 260억원이었는데요. 지난해 4분기엔 4916만달러(약 658억원)로 불어나 한 분기 만에 400억원 정도 평가이익이 발생했습니다.
 
국민연금이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매입한 것은 가상자산 시장에 간접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진 국민연금의 역할과 지위를 감안해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거래소 주식 매수라는 간접 투자로 일단 물꼬를 튼 것으로 해석됩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시각이 전향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금액은 미국 주식 비중의 0.07%로 매우 적은 수준입니다. 국민연금 관계자도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에 투자를 한 것이지 코인에 직접적으로 투자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글로벌 연기금 등의 비트코인 직간접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이 향후 비트코인 ETF나 비트코인을 매수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상당합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코인베이스 주식과 비트코인 투자를 비교할 경우 주식가치에 반영되는 고정 비용, 채무 레버리지 등을 따지면 주식 리스크가 더 크다"며 "ETF에 투자하는 것이 추가 리스크 없는, 더 효율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투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우리나라 한국은행이 비트코인 등을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 국민연금이 현물 ETF나 비트코인을 편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투기성 자산에 투자한다는 부정적 인식 때문입니다.
 
한 증권사 가상자산 전문가는 "해외 연기금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한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전체 자산에서 차지히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비트코인이 아니어도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식으로 간접적인 투자를 하는 방식도 있으니까 국내 연기금들도 이런 쪽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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