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전문가들도 미국 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6월 이후, 이르면 7월 국내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5월 경제전망 보고 판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5월 경제전망 때 수치를 보고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보다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대부분 금통위원들은 금리인하논의는 시기상조로 본다"며 "물가가 우리예상대로 내려가는지 확인해보고 그다음 인하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는 것이 대부분 금통위원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경기 전망에는 상하방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총재는 "예상치보다 수출은 호조를 보였고 소비는 좋지 않아 상쇄됐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보면 하방 요인이 큰데 정보기술(IT) 경기나 수출을 보면 상방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물가는 점진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총재는 "기저효과 제거 시 (물가가) 하향추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다소 울퉁불퉁한 모양을 나타내더라도 기본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금리 인하가 부동산 경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경계했습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부동산 관련에 자금이 너무 많이 흘러 간다는 것"이라면서도 "금리를 인하하는 시점이 될 때도 부동산 가격이 자극되지 않도록 거시안정정책을 정부와 함께 확실하게 해야하는 것이 지난 몇년 간 배우 교훈"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금리정책을 잘못 운용해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시장, 7월부터 금리인하 예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날 금통위원 7인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습니다. 향후 3개월 금리 향방과 관련해 이 총재를 제외한 다섯 명의 금통위원은 물가상승률이 2%대보다 높은 수준인 데다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습니다. 나머지 한 명의 금통위원은 당초 전망보다 소비가 부진한 만큼 내수부진에 대한 사전대응도 필요하다며 현재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7월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 인하 시기가 6월로 파악되고, 한은도 그 후 1개월 만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인하 기대감이 많았으나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예상보다 뒤로 밀린 건데요.
21일(현지시간) 공개된 올해 첫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다수 참가자가 섣부른 금리인하는 위험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룸버그는 "향후 경제지표는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약해질 수 있음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이에 금리인하는 5월에 시작될 전망"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PF 문제를 금리로 해결할 부분이 아니고 총선 후 '4월 위기설'도 근거 없다고 밝혔다"며 "국내 통화정책은 5월까지 동결이라고 보는 것이 맞고 최소한 인하는 빠르면 7월 정도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 부진과 2분기 말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한은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는 물가 둔화 속에 인하 시점에 대한 논의가 부각될 것으로 판단하며 2분기 소수의견 등장 여부에 관심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