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최근 고령화와 인구 감소 영향에 따라 전국적으로 빈집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빈집 활용을 위한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빈집은 145만1554호로 전체 주택(1915만5585호)의 7.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도별로 보면 전남이 14.5%로 가장 높았고, 제주 12.7%, 강원 12.1%, 전북 11.9%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인구소멸·고령화…빈집 정책 활성화
농어촌부터 도심지역까지 공실이 늘어나면서 지자체들은 오랜 시간 방치된 빈집을 철거하고, 부지를 공공으로 활용하는 등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빈집으로 골머리를 앓는 지자체를 위해 20여개 자치단체에 총 50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경북 포항시 해도동 빈집으로 조성한 무료주차장 전경.(사진=뉴시스)
특히 정부는 농어촌 중심으로 빠르게 인구소멸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농어촌에 거주하지 않아도 빈집을 임차해 숙박업을 운영할 수 있는 실증특례를 운영 중입니다. 이와 함께 전국 225개 기초자치단체 중 50여개 지역에서 빈집 관련 조례가 없는 만큼 빈집 조례 미지정 자치단체의 조례 제정도 유도해 나갈 방침입니다.
우선 경기도는 빈집 정비를 위해 '빈집정비 가이드라인'을 개정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시군은 연2회 소유자에 비집정비 안내문 발송 등 연가 홍보계획을 수립하고, 시군이 직접 빈집 정비하는 방식을 도입해 소유자의 서류작성과 철거공사 추진 부담 경감 등입니다.
경기도는 빈집정비계획이 확립되면 빈집정비를 소유자 신청에만 의존하지 않고, 빈집정비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촌지역 빈집 문제 심화…정비 속도
고령화로 농촌지역 빈집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경남과 전남 등 지자체에서도 빈집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남의 경우 오랜시간 방치된 집들을 지역자원으로 활용해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해 내는 방안에 나섰습니다. 해남군은 작은학교살리기 사업을 통해 빈집을 리모델링한 후 이주하는 가족에게 주택을 제공해 학생 유치에 나섰습니다. 올해도 임대주댁 10곳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강진군은 빈집리모델링 사업과 육아수당 정책을 결합해 주민 모집에 나섰습니다. 자가 거주할 빈집을 리모델링하는 경우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고, 주택을 신축하는 경우에도 3000만원 지원에 나서는 등 주거 지원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강원 철원군은 빈집을 활용해 특화관광자원 조성에 나섰습니다. 인구 감소·지역 쇠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철거를 원하지 않는 빈집 소유주를 청년창업자와 연결해 다양한 문화예술, 관광, 체류의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입니다. 빈집 1개소당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리모델링, 청년창업자 특화관광자원 사업계획 심사 등을 펼칠 계획입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 MZ세대를 타겟해 새로운 관광 상품 구축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마다 빈집을 리모델링해 인구를 유입하는 사업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면서 "방치된 빈집을 정비해 지역에 필요한 시설로 탈바꿈해 도민들의 편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농촌체험이 진행되는 엄지마을 전경 (사진=강진군)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