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단통법 개정 추진에도 담합 의혹 지속…정책 동력 상실 우려
단통법 준수 불구 공정위는 담합으로 낙인
입력 : 2024-02-27 오후 5:52:12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통신3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장려금 담합 혐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을 근거로 방송통신위원회는 가이드라인으로 판매장려금 정했고, 통신사들은 방통위 가이드라인에 따라왔는데요. 공정위는 이를 담합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규제기관 간 이견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방통위가 윤석열 대통령 주문으로 지원금 차별이 가능하도록 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고, 통신사들도 정부 정책 방향에 따르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원금 경쟁으로 시장 기조가 변하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시장 개입을 지속하는 것은 시장을 위축과 함께 정부 정책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2월부터 조사를 진행 중인 통신3사의 판매장려금 담합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발송할 예정입니다. 판매장려금은 통신사와 제조사가 휴대폰 대리점이나 판매점 등 유통망에 판매에 따라 지급하는 돈입니다. 판매장려금을 통해 유통망은 사업유지 비용을 충당하고, 공시지원금의 최대 15% 한도 내에서 가입자 대상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방통위는 2014년 단통법 가이드라인으로 판매장려금 기준을 약 30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30만원 이상 지급되면 불법보조금으로 유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인데요. 공정위는 30만원으로 통신사간 판매장려금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을 담합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신업계는 주무부처의 규제에 따른 결과를 담합으로 몰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통신업계는 "단통법에 따라 방통위 과징금 제재를 받아왔는데, 단통법을 준수했다는 이유로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규제 엇박자에 혼란스럽다"고 입을 모읍니다. 
 
방통위도 난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통법은 이용자를 차별하는 보조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정됐고, 공정거래법에 대한 특별법으로서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법을 집행해 왔다"며 "과거 단통법 집행에 대해 다시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것은 법적안정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주문으로 단통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공정위가 통신사 담합에 대해 제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향후 정책 추진과 집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방통위는 지난 22일 시행령 제3조 지원금의 부당한 차별적 지급 유형 및 기준에 대한 예외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26일까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개정안에는 통신사업자의 기대수익과 이용자의 전환비용 등을 고려해 방통위가 정해 고시하는 가입유형에 따른 지급기준에 따라 사업자 지원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통신사가 예외적으로 지원금을 차별 지급하는 것을 허용되는 것인데, 통신사의 지원금 경쟁을 유도해 국민들의 단말기 구매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단통법 시행령 개정안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통신사들의 참여와 협조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단통법을 폐지까지 논의되는 시점에서 공정위가 계속 판매장려금 담합 관련 제재를 지속하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통신업계는 향후 단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원금 차별이 가능해진 후에도 지원금이 일정 수준으로 수렴할 경우 공정위가 이를 담합으로 조사할 수 있을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민이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이동통신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이용자 차별을 방지할 목적으로 자유경쟁 예외를 인정하는 단통법을 제정한 것"이라며 "다만 법령을 개선해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의 물꼬를 튼 만큼 공정위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지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