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정부 청사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스웨덴이 200년 넘게 유지했던 군사적 중립국 지위를 내려놓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32번째 회원국이 됐습니다. 이로써 북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포위망도 확대됐습니다. 지난해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합류하면서 나토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하는 형세를 갖추게 된 겁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불안이 커지자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던 스웨덴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헝가리 의회가 가입을 비준하면서 나토에 편입하게 됐습니다. 스웨덴이 공식 가입문서를 미국에 전달하면 모든 가입 절차가 끝납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지난해 4월 먼저 동맹에 합류한 핀란드보다는 열 달 가량 지체됐습니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동맹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데, 그동안 나토 동맹국 가운데서는 상대적으로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던 튀르키예, 헝가리 두 나라가 정치적 이유로 의회 비준을 미뤘습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수도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스웨덴은 이제 200년 동안의 중립, 비동맹을 뒤로 한다"며 "이는 매우 큰 진전이고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또한 매우 자연스러운 발걸음이기도 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의회 표결에 앞서 "스웨덴과 헝가리의 군사 협력,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헝가리의 안보를 강화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웨덴은 나폴레옹 전쟁 기간인 1814년 이후에는 어느 국가와도 군사 동맹을 맺지 않는 중립 노선을 지켜왔지만 재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80년 만의 전면전이 유럽에 발발하자 서둘러 나토 가입에 나섰습니다. 스웨덴은 지정학적으로 발트해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직접 대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웨덴의 가입으로 나토는 러시아 발트해 접경지대를 완전히 포위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 안보 지형도 큰 변화를 맞게 됐습니다. 특히 발트해 연안에는 러시아의 역외 영토이자 발트함대 본거지인 칼리닌그라드와 러시아의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접해 있는데, 스웨덴의 합류로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과 폴란드의 가장 큰 안보 불안 요소였던 칼리닌그라드가 고립돼 러시아 해군의 진출을 봉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향후 러시아가 어떤 대응책을 꺼내들지 주목됩니다. 나토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러시아는 유럽에서 나오는 우크라이나 파병설에 즉각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7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하면 러시아와 나토의 직접 충돌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