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의 미래 먹거리로 'K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향후 글로벌 성장률이 산업 전체 평균 보다 높은데요. 특히 한국 콘텐츠 산업은 K팝, K드라마, K영화, K웹툰 등이 세계적인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면서 고공행진 중입니다. K콘텐츠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가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들여다봅니다. 편집자주
K드라마·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촬영지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촬영 로케이션으로 지역경제 유발 효과가 60억원에 달할 정도인데요. 그러다 보니 각 지자체 별로 촬영 유치 경쟁도 치열합니다.
다만 지자체에 따라 예산을 적극 투입하기도, 기존의 예산을 삭감하기도 해 희비는 엇갈리고 있습니다.자금 투자 규모에선 수도권을 제외하고 경상북도가 가장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지역경제 유발효과 1년 60억
영상위원회 따르면 2023년 영상위원회의 촬영 총 지원 건수는 1068건입니다. 서울 270건으로 지원 건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제주(130건), 부산(118건), 인천(113건), 강원(98건), 전주(89건), 경기(88건), 충남(45건), 전남(35건), 청주(35건), 대전(31건), 제천(10건), 경남(6건) 순입니다.
경상북도청은 영상위원회와 별개로 로케이션 촬영 지원 정책 및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경북 지역에서 2023년 촬영 지원 건수는 113건입니다.
촬영 로케이션 진행시 대규모 인원이 해당 지역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합니다. 또한 촬영을 위해 세트장 건설 등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촬영 로케이션으로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부산영상위원회에 따르면 부산 지역 촬영 로케이션시 촬영 팀이 지역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1년에 60억 수준입니다.
경상북도청에 따르면 경북 지역 촬영 로케이션시 90명 기준 60일 체류 시 평균 3억7000만원을 지출합니다. A 작품의 경우 안동에서 58회차, 문경에서 13회차를 촬영하는 등 경북 지역에서 140일을 체류해 숙박, 식비를 비롯해 세트 제작 등으로 60억원을 지출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지역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촬영 회차가 적으면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얻기 힘듭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4~5일 촬영을 하고 떠나면 지자체가 느끼는 경제적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대규모 자금 투입하는 경북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선 촬영 로케이션이 해당 지역에서 지속될 수 있는 인프라(제반시설)이 필요합니다. 이에 경북 지역은 지자체가 직접 나서 사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업은 주요 촬영 지역인 문경, 상주, 안동을 잇는 영상 제작 클러스터 구축입니다. 사극 촬영지로 유명한 문경의 경우 오픈 세트장이 노후화돼 개보수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상주에는 올해 예산 52억원을 투입해 1000평 규모의 대형 실내 스튜디오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실내 스튜디오 구축 이후 영상 촬영 후 음향, 더빙, 특수효과 등의 편집 작업이 가능한 후반 작업 시설 조성도 5개년 계획으로 진행 중입니다.
또한 경상북도청은 경북 지역에서 어디든 로케이션 촬영 시 소비하는 금액의 70%, 최대 7000만원까지 환급하는 지원 정책 진행 중입니다. 예능·다큐멘터리의 경우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경북 지역 촬영 로케이션은 2022년 98건에서 2023년 113건으로 15.31% 늘었습니다.
'문경 실내촬영스튜디오' 조감도.(사진=문경시)
부산 제외하면 사업비 줄어
경북을 제외하면 대다수 지역의 지자체는 촬영 로케이션 지원 사업을 영상위원회에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상위원회의 사업 예산은 지자체의 영향을 받습니다. 올해 부산 지역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지역의 사업 예산이 동결 혹은 삭감됐습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촬영 로케이션 지원 사업비가 지난 해 2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부산 지역 촬영 시 회차별 차등을 둬 최대 4000만원을 지원합니다.
반면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촬영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의 경우 30%까지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을 합니다. 사업비가 지난 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어 2~3작품을 지원하면 추후 지원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원 대상 작품도 개봉·배급이 확정되거나 편성이 확정된 드라마라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습니다.
지난해 청주 지역에선 총 43편의 콘텐츠가 촬영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청주영상위원회 예산은 6억에서 3억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세부 사항에 대해 공개가 어렵지만 부산 지역을 제외하면 대다수 지역이 동결이나 삭감이 됐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계 없이 지자체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자체의 사업비 결정에 따라 사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영상위원회 촬영 지원은 2022년(1136건) 대비 2023년 1068건으로 5.98%(68건) 감소했습니다. 올해 사업비가 감소한 만큼 지원 건수도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나서지 않으면 영상위원회만으로 실내 스튜디오와 같은 대규모 사업 진행이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