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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주총, 대표 거취 초점…'주주제안' 다올투자 주목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연임 포기
입력 : 2024-03-05 오후 2:45:44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올해 증권가 정기 주주총회는 대표 선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업황 악화와 부진한 실적으로 대형사부터 소형사까지 세대교체가 이뤄졌는데요. 아직 차기 대표를 물색 중인 NH투자증권(005940)을 비롯해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중소형사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경영권 분쟁 중인 다올투자증권(030210)에선 2대주주의 주주제안으로 표 대결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NH투자증권이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를 선임한다. (사진=NH투자증권)
 
'정영채 퇴진' NH, 숏리스트 주목…대신증권 오익근 대표 연임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대표 후보 숏리스트(2차 후보군) 확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3~4명의 후보를 추린 후 오는 12일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1인을 정하면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차기 대표로 공식 선임할지 결정합니다.
 
최근까지 연임 가능성이 제기됐던 정영채 대표가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 업계의 관심은 NH투자증권 임추위의 숏리스트에 쏠려 있습니다. 정 대표는 차기 대표 잠정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이번 주총을 끝으로 물러나겠다며 사실상 연임을 포기했습니다.
 
정 대표는 지난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주주총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라며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2005년 투자은행(IB) 대표로 출발해 최고경영자(CEO)까지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는데, 제대로 한 것이 있는지 많은 반성을 한다"라며 "우리 회사도 한 단계 더 도약 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대신증권(003540)은 오익근 대표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대신증권은 오는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오 대표의 연임안을 상정했습니다. 이번 주총에는 이사 5명 선임의 건을 올렸는데, 오 대표의 재선임과 양홍석 부회장의 재선임이 담겼습니다. 사외이사로는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 김창수 중앙대 교수,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재선임 안건이 올랐습니다. 
 
오 대표는 1987년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해 대신파이낸셜그룹에서 38년 간 근무한 '대신맨'입니다. 대신증권에서 인사부장과 재무관리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대신저축은행 대표이사, IB 총괄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대신증권 대표에 올랐습니다. 2022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으며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세 번째 임기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 밖에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와 김신 SK증권(001510)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016610) 대표, 임재택 한양증권(001750) 대표도 이달 임기가 만료됩니다.
 
다올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 2대주주 '리스크 관리 실패' 지적…표대결 예고 
 
다올투자증권은 2대주주와의 표 대결이 예상됩니다.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의 주주제안을 회사 측이 반대한 만큼 오는 15일 주총에서 양측의 힘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올투자증권의 2대주주인 김 대표는 앞서 다수의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올렸습니다. △'권고적 주주제안'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차등적 현금배당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 관련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신설 △최대주주가 참여하는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확충 △자회사 매각에 대한 주총 보고 등입니다.
 
2대주주 측은 "경영에 책임이 있는 이사회는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도 타 증권사보다 높은 기본급을 보장 받고 있다"라며 "리스크 확대에 따른 과실은 경영진이, 리스크 관리 실패 피해는 주주들이 감당하고 있고, 지배주주와 일반 주주 사이의 이해관계 불일치를 확인해 이를 해결하며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주주제안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권고적 주주제안은 주주들의 경영 참여 확대와 경영진 견제를 위한 안건으로, 기업가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항은 주주가 함께 결정하자는 취지입니다. 또한 임원들의 구체적인 보수액과 산정 기준을 주총에서 심의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회사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2대주주인 김 대표 본인을 포함, 최대주주와 함께 배당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차등 배당도 제안했는데요. 회사 정상화 조건으로는 순자본비율 450%, 영업순수익 점유율 1%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2대주주의 제안 중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의 건이 부결되면 차등적 현금 배당과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확충, 자회사 매각에 대한 보고와 결의 등의 안건은 자동으로 폐기됩니다. 
 
회사 측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통해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고적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과도하고 빈번한 주주제안으로 의사결정 효율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라며 반대했고, 차등적 이익 배당과 관련해 "차등 배당으로 불이익을 받는 주주의 의사표시 없이 다른 주주가 배당을 제한하는 것은 상법상 위배돼 의안으로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주총을 통한 임원 보수 심의에 대해서도 "사업부별로 다양한 성과 체계를 운영하는 금융투자회사 특성상 부적절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다올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25.20% 입니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가 됐는데요. 이후 지분율을 14.34%까지 끌어올리고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바꾸면서 경영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양측은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도 대결할 전망입니다. 회사 측은 김형남 사내이사와 이혁 사외이사의 재선임, 사내이사에 전수광 경영지원본부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습니다. 2대주주 측은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는데요. 현재 공개된 주총 안건 순서 상 회사에서 추천한 이사 후보자가 모두 선임될 경우 마지막 순서인 강 후보자 선임 안건은 자동으로 폐기됩니다. 
 
2대주주 측은 현재 의결권 위임 플랫폼 비사이드코리아를 통해 일반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는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다올투자증권의 일반 주주 비중은 62.3%입니다. 이들의 지지에 따라 현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여부가 좌우될 전망입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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