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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에 꽂힌 운용업계…연평균 50% 성장
삼성·미래·KB운용 잇따라 비만치료제 ETF 출시
입력 : 2024-03-12 오후 2:41:01
 
[뉴스토마토 심수진·김한결 기자] 최근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연달아 3개나 등장했습니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혁신 테마로 떠오른 비만치료제의 투자 가치에 주목한 것인데요.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이 연간 50%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비만치료제 ETF, 삼성운용 이어 미래·KB도 출시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만치료에 투자하는 국내 ETF 3개의 운용자산(AUM)은 총 1323억원(3월11일 기준)입니다. 지난 8일 대비 1거래일 만에 AUM이 14.7% 증가했습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14일 가장 먼저 출시된 삼성자산운용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의 AUM은 946억원으로, 상장 이후 개인 순매수 규모는 494억원에 달합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2월29일) AUM은 278억원, KB자산운용의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2월27일)은 100억원 규모입니다. 개인 순매수는 각각 197억원, 38억원이 들어왔습니다.
 
비만치료제 ETF는 노보노디스크(덴마크), 일라이릴리(미국) 두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두 종목은 비만치료제 선두주자로,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비만치료제를 임상 중입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관련 시장 점유율이 94%에 달하고, 일라이릴리는 글로벌 헬스케어분야 시가총액 1위 제약사입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릴리가 풍부한 재원과 시스템으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개화하는 비만치료제 산업…기전 확대·수요 증가 
 
운용업계가 비만치료제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제 개화하는 단계로, 향후 높은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비만치료제 산업은 연평균 50%씩 성장해서 2030년에는 130조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계비만재단 아틀라스의 작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10억명이 비만 인구입니다.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약으로 비만을 치료하겠다는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GLP-1이 비만 치료에 사용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데, 식욕 감퇴와 체중 감소 효과가 발견되면서 비만치료제로 출시됐습니다. 노보노디스크가 최초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삭센다'로 FDA 승인을 받았고, 지난 2021년에는 '위고비'를 출시하면서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일라이일리도 지난해 위고비보다 성능이 향상된 '젭바운드'를 선보여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비만치료제 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빠르게 성장 중이라는 점이 중요한데요. 국내 최초로 비만치료제 ETF를 선보인 김천흥 삼성자산운용매니저는 "제약·바이오 업종은 연평균 10% 미만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비만치료제는 연평균 50% 성장이 예상돼 산업 성장 속도로만 따져도 비만치료제 ETF는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비만치료제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비만치료제 ETF를 선보인 삼성자산운용의 김천흥 매니저는 비만치료제 산업의 성장 속도가 제약·바이오 업종보다 빠르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삼성자산운용)
 
노보노디스크·일라이일리 Top2에 주목 
 
핵심 기초자산인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올해 비만치료제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임상 데이터를 다수 발표할 예정입니다. 일라이릴리는 비만과 수면무호흡장애, 심부전, 만성신부전으로 적응증을 넓혀 임상을 진행 중이고, 노보노디스크도 비만과 합병증, 대사질환에 대한 임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최근 노보노디스크는 20조원 규모의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비만치료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외 글로벌 제약사들도 비만치료제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화이자는 지난해 한 차례 GLP-1 경구용 치료제의 임상을 중단했지만 새로운 비만 파이프라인 확보를 언급했고, 아스트라제네카도 중국 에코진의 GLP-1 계열 'ECC5004'를 도입했습니다. 로슈, 머크 등도 비만치료제 관련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우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보다 이미 연구·개발에 들어간 바이오 기업과 협업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바이킹테라퓨틱스는 지난달 비만치료제 임상 1상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했고, 덴마크 질랜드 파마도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비만치료제 개발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국내 상장 된 3개의 비만치료제 ETF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편입비중이 50%에 달합니다. 이 비중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입니다. 김 매니저는 "제약산업은 가시성이 높은 편인데, 개발 속도가 빠른 바이킹테라퓨틱스의 약이 나오더라도 2027~2028년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두 회사의 높은 점유율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점유율을 85%로 전망했습니다.
 
비만치료제의 적응증 확대도 지켜볼 부분입니다. 김 매니저는 "비만치료제는 당뇨와 신부전, 간 질환까지 적용할 수 있다"라며 "신규 기전이나 차세대 비만 치료제의 등장처럼 FDA 임상 결과에 따른 산업 성장도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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