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20%를 훌쩍 넘는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을 보이며 국민의힘, 민주당 위성정당과의 3자 구도를 굳히는 모양새입니다. 대여 투쟁의 선명성을 강조,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보다 '실망한 집토끼' 잡기에 성공했다는 해석이 뒤따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강한 팬덤과 함께 민주당 공천 내홍에 실망한 친문 표심도 일부 조국혁신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12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2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 투표는 어느 정당에 하겠는지' 묻는 질문에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31.3%, 조국혁신당 24.6%,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준위성정당) 23.3%, 개혁신당 5.0%, 새로운미래 3.4%, 녹색정의당 2.4%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기타 다른 정당' 3.9%, '없거나 투표 안 할 것' 3.1%, '잘 모름' 3.0%였습니다. 조국혁신당이 지역구 후보를 따로 내지 않는 비례대표 전문 정당임을 감안하면,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합은 47.9%로, 국민의미래(31.3%)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높았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7.1%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민의미래 지지율은 지난주 39.4%에서 이번 주 31.3%로 8.1%포인트 크게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21.0%에서 24.6%로 3.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은 25.1%에서 23.3%로 1.8%포인트 다소 줄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으로 분산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개혁신당은 5.3%에서 5.0%로, 녹색정의당은 2.1%에서 2.4%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의미 있는 변화는 보이지 못했습니다.
조국혁신당, 40대 '1위'…충청·호남서도 '강세'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조국혁신당은 30대와 40대, 50대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40대는 조국혁신당 37.0% 대 더불어민주연합 26.8% 대 국민의미래 20.1%로, 조국혁신당이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1위를 유지했습니다. 40대와 함께 세대별 민주당 근간인 50대에서도 조국혁신당은 29.3%의 지지를 획득, 더불어민주연합(21.1%)을 제치고 국민의미래(34.2%)에 이은 2위에 올라섰습니다. 30대는 더불어민주연합 29.4% 대 조국혁신당 28.2% 대 국민의미래 18.7%였습니다. 조국혁신당은 30대에서 지난주 대비 지지율이 11.0%포인트 껑충 뛰었습니다.
이어 20대 더불어민주연합 32.0% 대 국민의미래 16.2% 대 조국혁신당 15.7%였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있는 개혁신당의 경우 20대 지지율이 15.6%로 모든 연령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외 60대 국민의미래 45.5% 대 더불어민주연합 20.2% 대 조국혁신당 18.9%, 70세 이상 국민의미래 53.9% 대 조국혁신당 15.9% 대 더불어민주연합 9.7%로, 3자 구도가 유지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역별로 보면 충청과 호남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30%를 넘으며 강세를 보였습니다. 대전·충청·세종 조국혁신당 34.1% 대 국민의미래 28.1% 대 더불어민주연합 19.3%, 광주·전라 더불어민주연합 37.5% 대 조국혁신당 31.4% 대 국민의미래 10.7%로 집계됐습니다. 조국혁신당은 특히 충청권에서 지난주에 비해 지지율이 14.3%포인트 크게 상승했습니다. 수도권에서도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과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서울 국민의미래 30.7% 대 조국혁신당 24.9% 대 더불어민주연합 22.3%, 경기·인천 국민의미래 31.1% 대 조국혁신당 25.0% 대 더불어민주연합 24.6%였습니다. 강원·제주에선 더불어민주연합 36.2% 대 국민의미래 28.2% 대 조국혁신당 13.3%로 나왔습니다.
영남에선 국민의미래가 확실한 우위를 점했습니다. 대구·경북(TK) 국민의미래 45.3% 대 조국혁신당 14.8% 대 더불어민주연합 10.7%, 부산·울산·경남(PK) 국민의미래 40.1% 대 조국혁신당 22.1% 대 더불어민주연합 19.8%로 조사됐습니다. 조국혁신당은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당 지지율이 22.1%로 비교적 높게 나왔습니다. 개혁신당의 경우 대구·경북에서 10.5%의 지지를 받으며 모든 지역 중 가장 높은 지지세를 보였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조국혁신당 당사에서 열린 전문가 입당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지지층 절반은 '조국혁신당'…중도층서도 조국혁신당 1위
조사 결과를 지역구와 비교해 보면, 지역구 투표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들의 80.8%는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지지했습니다. 지역구 선거에서 개혁신당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 68.5%도 비례대표 투표에서 개혁신당을 그대로 지지했습니다.
다만,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들이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그대로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44.9%에 그쳤습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민주당 지지층의 더불어민주연합 지지는 6.8%포인트 줄었습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의 45.0%는 비례대표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으로 정확히 갈린 결과입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 조국혁신당은 30%에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중도층 조국혁신당 29.2% 대 더불어민주연합 23.2% 대 국민의미래 21.4%였습니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중도층에서 각각 7.0%, 4.5%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보수층 국민의미래 61.2% 대 조국혁신당 9.0% 대 더불어민주연합 8.4%, 진보층 더불어민주연합 40.7% 대 조국혁신당 37.2% 대 국민의미래 8.6%로 진영별로 비례대표 지지 정당이 엇갈렸지만 결집력은 국민의힘이 컸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