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박준형 기자] 기업구조개선사업(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009410)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습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외부감사인 삼정회계법인은 태영건설의 작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 결정을 내렸습니다. 의견 거절 사유는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 및 '주요 감사절차의 제약'입니다.
삼정회계법인은 "태영건설은 금융채권협의회에 의한 공동관리절차의 개시를 신청했고 관리기간(2024년 1월11일부터 2024년 5월11일)까지 금융채권협의회에서의 기업개선계획 의결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그 존속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중요한 불확실성의 존재를 나타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향후자금조달 계획과 영업성과, 재무 등 경영개선계획의 성패와 금융채권자협의회의 기업개선계획 의결 여부 등에 따라 중요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자산과 부채 및 관련 손익항목에 대한 합리적인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등 변수가 많아 재무제표를 확정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감사의견거절로 태영건설은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됐습니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 13일 최근 사업연도말(2023년 12월말) 자본금 전액 잠식 사실을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은 마이너스(-) 562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습니다.
자본잠식의 핵심 원인은 충당부채 급증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태영건설의 유동충당부채 규모는 1조3889억원으로, 2022년 1199억원 대비 1조원 넘게 늘었습니다. 유동충당부채엔 시행사에 대한 지급보증 채무 중 주채무로 전환이 예상되는 금액을 인식한 PF충당부채 6352억원, PF 사업장에서 발생한 미수금, 선급금, 대위변제액 등이 반영된 자산손상충당부채(6021억원)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태영건설 주식은 완전 자본잠식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거래가 중지된 상태입니다. 완전자본잠식과 결산 감사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합니다. 상장폐지 사유 통보를 받은 기업은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심의를 통해 최장 1년 동안의 개선기간이 주어집니다.
태영건설은 주어진 절차에 따라 ‘외부감사인 의견거절’로 인한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삼정회계법인과 협의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계획을 수립했다"며 "조속히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거래소에 충분하게 소명해 개선기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