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TV홈쇼핑사들이 눈물을 머금고 잇따라 해외법인 사업을 접고 있습니다. 현지 소비자 공략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그 배경에는 해외 쇼핑 시장이 빠르게 모바일로 전환되고 있어, TV홈쇼핑의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진=각 사 CI.)
21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인도네시아에서 홈쇼핑 사업을 철수했는데요.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미디어 그룹인 GMC와 홈쇼핑 사업을 위해 현지 합작법인인 'MNC GSHS(GS Home Shopping)'를 구성했으나 수익성 악화로 방송 송출은 중단됐습니다.
중단까지 이른 배경에는 쌓여가는 사업 적자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2021년 인도네시아 홈쇼핑 사업은 매출 123억원, 순손실은 10억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에도 당기순손실 16억원을 기록하며 실적부진 행보를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GS리테일의 해외법인 홈쇼핑 사업은 줄청산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2022년 인도네시아에서 손실을 기록할 때 러시아 홈쇼핑 법인 'Big Universal Mall JV LLC'도 접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 홈쇼핑 사업도 정리했는데, 말레이시아 미디어그룹인 아스트로와 합작형태로 세운 현지법인 아스트로GS샵(Astro GS Shop)을 전면 철수했습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태국법인(HIGH Shopping Co) 지분 49%를 현지 파트너사에 모두 매각했는데요. 지속된 순손실로 더이상 버티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2015년 태국 방송통신기업 인터치미디어와 JV 법인을 만들고 현지에 진출한 현대홈쇼핑은 설립 이래 적자만 기록했는데요. 진출한 다음해인 2016년 16억원의 손실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무려 적자만 166억원에 이릅니다.
가까운 몇해동안 해외법인 사업을 철수한 TV홈쇼핑사는 꼬리를 무는데요. CJ도 이 중 하나입니다. 당시 CJ오쇼핑으로 불리우던 시절 베트남 케이블 방송사 SCTV와 합작한 'SCJ 홈쇼핑'의 보유 지분 전량을 합작사(SCTV)에 넘겼는데요.
2019년 CJ는 태국에서의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2020년 베트남 합작법인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이 역시도 적자가 원인이었습니다. 매출은 2014년부터 계속해서 지지부진 했고, 2018년과 2019년 3분기에는 각각 3억원, 4억원 손실까지 기록했습니다.
TV홈쇼핑 업계는 이 같은 해외법인 사업 철수를 두고, 미래 사업 전망을 점검하고 부진한 사업은 매각 또는 축소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의미에서 결정되었다고 설명하는데요. 그러나 TV홈쇼핑의 해외법인 진출은 이미 오래전부터 도약되어 왔었는데, 해를 거듭할 수록 기반을 다지는 대신 오히려 손실을 기록하고 사업 철수까지 이어진데는 질적 성장을 이루지 못한 도돌이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TV홈쇼핑은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인데 해외에서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또 현지 로컬파트너가 제대로 업무 추진을 못할 수 있다는 사업리스크가 있고, 홈쇼핑 업황 자체가 현지에서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TV홈쇼핑도 이제는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해야 하는데, 라이브커머스 및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이커머스적인 사업 전환 아이템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