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한국 제품 판매 채널인 'K베뉴'를 새롭게 만들며 현지화 승부수를 던졌는데요, 가격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K베뉴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들이 타 이커머스 업체 대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까닭인데요. 그간 판매수수료 등 무료 입점 정책까지 펼치며 입점사 유입을 이끌어내온 행적들이, 높은가격 책정으로 인해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알리 및 쿠팡 앱 화면캡처.)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알리 K베뉴에 입점되어 있는 LG생활건강 '온더바디 더내추럴 바디로션 릴렉싱 라벤더향 400ml 2개' 제품은 알리에서 1만84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요. 같은 제품을 쿠팡에서는 1만161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온더바디 제품 뿐만 아니라 애경 브랜드 제품의 판매가격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구체적으로 '2080클래식 치약 170g 10개'의 경우 알리에서는 1만7750원에 판매되고 있는 반면, 쿠팡에서는 1만3700원, 티몬에서는 1만6900원, 11번가는 1만4900원에 판매 중인데요. 가격표를 보면 이커머스사 대부분이 알리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리가 기존 공산품에서 신선식품으로 취급 품목을 확장함에 따라 국내 유통 기업들은 잇따라 K베뉴에 입점하고 있는데요. 입점 업체들에게 입점 및 판매수수료 면제라는 파격적인 무료정책을 내세워 입점을 대거 이끌어 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쟝센, 라보에이치, 메디안 등 일부 데일리 뷰티 브랜드를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에 입점시키고 있으며 LG생활건강과 애경도 생활용품을 알리에 납품하고 있는데요.
CJ제일제당을 시작으로 식품사들도 전격적으로 K베뉴에 입점에 동참하는 분위기입니다. 동원F&B는 3월 내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될 전망이며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 등 주요제품을 4월부터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에 입점할 예정인데요.
이처럼 최근 국내 유통사들은 꼬리를 물며 K베뉴에 입점하는 추세인데요. 문제는 K베뉴가 정작 저가형 이커머스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오히려 소비자들의 실망감을 키우고 이탈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실질적으로 알리는 저가형 커머스인데 국내 이커머스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면 그간 저가 공세를 이어온 것이 무용지물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실제로 K베뉴 내부를 들여다봤을 때 고가공세인 것이 앞으로 더욱 확실해 진다면 저가형 커머스를 구현해내지 못해 플랫폼 매력도는 점차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