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가 지지부진한 2023년 임금 및 단체교섭(임단협)에 직접 나서면서 꼬였던 노조와의 관계가 점차 풀리고 있습니다. 사측이 제시한 협상안을 노조 교섭단이 받아드린 만큼 임단협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5일 현대제철 노조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동조합 조합원은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노사 협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합니다. 찬반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을 넘길 경우 임단협은 타결됩니다.
지난해 9월부터 평행선을 달려온 노사가 마침내 합의안을 마련한 것입니다. 사측이 노조에 제시안 협의안은 △기본급 10만4000원 인상 △일시금 2793만원 △성과급 평균 3048만원 등 입니다.
그간 현대제철 노사는 임협과 관련해서 팽팽한 대치를 이어왔습니다. 회사는 △기본급 10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30만원 등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노조 측은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 25% 수준 특별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요구해 왔습니다.
해를 넘기고도 갈등이 계속되자, 현대제철 노조는 '48시간 총파업'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노조 측이 이를 유보하긴 했지만, 입장 차를 줄이기는 어려웠습니다.
서강현 현대제철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차그룹)
노사 관계가 풀리지 않자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가 직접 노조 설득에 나섰습니다. 서 대표는 지난 18일 임직원들에게 본인 명의의 담화문을 전했습니다. 서 대표는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아직도 우리 노사관계는 2023년 단체교섭에 멈춰 있는 상황이"이라며 "대표로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 대표는 최근 철강업계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노조의 협조를 부탁했습니다. 그는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재료 가격 급등과 전기료 인상 및 고환율 상황까지 겹쳐 원가 상승이 심화하고 있고,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외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지난해 매출이 역성장하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이 위기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회사는 최선의 안을 제시했다"며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무엇이 진정으로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인지 다시 한번 진지한 고민을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서 대표는 직접 노조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노조와 공식적으로 만났었는데요. 당시 첫 상견례 겸 만난 자리였지만, 이 자리에서 노조와 임단협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