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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금융 불모지 태국)⑦"태국 고액자산가 잡아야"
(인터뷰)김정규 다올 타일랜드 대표
입력 : 2024-03-28 오전 6:00:00
 
(방콕=김한결 기자) 태국 방콕의 3월 날씨는 우리나라보다 뜨겁지만 증시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구가 6800만명에 달하지만 증권계좌 수는 250만개에 불과합니다. 증권계좌가 7000만개가 넘는 우리나라와 대비되는데요. 다올투자증권 태국법인 타올 타일랜드는 태국 증권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액자산가(High Net Worth Investor, HNWI)를 겨냥한 영업에 나섰습니다.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은 지난 20일 태국 방콕에서 김정규 다올 타일랜드 대표를 만나 태국 증권업계와 영업 현황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김 대표는 2013년부터 10년이 넘게 다올 타일랜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태국 증권 계좌 수는 전체 인구 6800만명 대비 250만개 가량에 불과하다. 사진은 지난 20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정 다올 타일랜드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은 2008년 로컬 증권사 지분을 60% 인수하며 태국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부터 프론트, 미들, 백 오피스 모두 한국 경영진이 관리하는 체제로 시작했습니다. 다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는데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 가까이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김 대표는 "2013년 다올 타일랜드로 온 후에도 적자가 이어지자 경영 전략을 '현지화'로 선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2016년 다올 타일랜드의 지분 30%를 태국 투자자에 넘기고 본사가 70%를 유지하는 7대 3 구조로 만들며 경영과 프론트 업무를 태국 현지인들에 맡겼다"며 "한국은 미들과 백을 담당, 공동 의사결정하는 체제로 바꿨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올 타일랜드는 2016년부터 현지화 전략으로 전환한 이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다올 타일랜드 본사 정문 (사진=뉴스토마토)
 
현지화 전략은 실적으로 이어졌습니다. 2016년부터 흑자로 돌아선 다올 타일랜드는 2021년까지 6년 연속 흑자를 이어왔습니다. 다올 타일랜드의 수익 구조는 리테일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리테일 시장에서 거래 수수료만으로는 먹거리를 찾기 힘든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코스피에 해당하는 태국 'SET Main Board' 시장은 지난달 말 기준 630개 회사가 상장돼 있고 전체 시가총액은 17조1000억바트(약632조원)고 코스닥에 해당하는 'MAI' 시장은 215개 회사가 총 4230만바트(약 16조원) 규모의 시총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시총이 476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가 매우 작은데요. 다올 타일랜드는 결국 주식 시장에 참여한 고액 자산가를 자산관리 서비스로 얼마나 끌어오느냐에 사업 성패가 달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현재 다올 타일랜드의 수익비중은 지난해 기준 리테일이 전체의 16% 수준이고 고액 자산가 대상 금융상품 판매 등 자산관리(WM)를 통한 수익비중이 37%를 차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올 타일랜드 지분 30%를 보유했던 태국 경영자의 네트워킹이 힘을 발휘한 것인데요. 그는 "2016년 자산운용사 대표 출신 태국 경영진을 영입했고 운용사 대표로 일한 5년 동안 동안 본인이 했던 네트워크를 그대로 데리고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올 타일랜드를 포함해 국내 금융사 4곳만이 태국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김 대표는 자금 투자보단 시간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태국에선 최소한 5년에서 10년까진 계속 사업을 영위해야 인정을 받는다"며 "태국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안정돼 있고 경제도 꾸준히 성장하는 부분이 있는 나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분명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8)편에서 계속>
 
다올 타일랜드는 고액자산가 자산관리(WM) 수익 비중이 37%에 달한다. 리테일보다 고액자산가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다올 타일랜드 회사 내부 (사진=뉴스토마토)
  
방콕=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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