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자들이 일주일에 한두번씩 풋살장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5월 말 있을 한국기자협회 풋살대회를 앞두고 연습에 매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퇴근 후 저녁, 주말을 가리지 않고 연습과 친선경기에 한창입니다.
한국기자협회에는 일년에 한번 축구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면접 때 축구를 잘 하는지 물어보는 언론사도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을 정도로 기자협회에서는 중요한 연례 행사입니다. 과거 남성 기자가 많았던만큼 남성 기자 중심으로 팀이 구성됐습니다. 여성기자가 합류해 골을 넣으면 가점을 주는 등의 참여 독려도 있었는데요. 여성기자는 주로 응원 등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참여했습니다. 최근 들어 여성 기자 수가 많아지면서 응원에 동원되기만 한다는 비판, 또 '골때녀' 등의 영향으로 여성 회원들에게도 참여 수요가 생기면서 지난해부터 여기자 풋살대회가 신설됐습니다.
지난해 동료 기자들에게 주말에 뭐하냐고 물으면 '풋살 연습을 한다'는 답이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평소 공을 차던 친구들이 아닌데도 회사 출전을 계기로 공을 차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풋살과 같은 운동을 해보고 싶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진입장벽이 높게만 느껴졌습니다.
마침 뉴스토마토도 올해 팀을 꾸려 풋살대회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팀원은 열명 남짓. 주니어 기자를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다들 풋살은 처음인 데다 공을 차본 지도 오래돼 패스연습부터 오래걸렸습니다. 약 두 달 간 공과 친해지기, 패스연습만 반복했습니다. 대회날이 다가올수록 주변 여기자들도 하나둘 연습모드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적게는 일주일에 한번에서 많게는 두세번씩도 공을 차고 있는데요. 하나같이 열정적인 모습에 부업이 풋살선수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공을 차보니 좋은 점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또 만나기 어려운 타부서 선후배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는 점입니다. 한 선배는 종종 남자 후배들을 보면 타부서인데도 서로 친하게 지내길래 '너희 어떻게 아는 사이야?'하면 축구 연습을 하다 알게됐다는 답이 돌아왔는데, 여자 후배들에게도 그런 기회가 마련돼 흐뭇하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재밌습니다. 공놀이가 이렇게 재밌는 건지 몰랐습니다. 초등학생때는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제법 했던 것 같은데,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운동장에서 공을 차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주로 피구를 하면서 공에 대한 공포심만 키웠던 것 같은데요. 성인이 되고서야 스포츠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계기'입니다. 지금도 공원 풋살장이나 야구장, 농구장을 보면 주로 남자아이들을 볼 수 있는데요. 성별에 관계없이 여자아이들도 운동장을 종횡무진하는 날이 곧 올 것 같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