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아모센스와 애드바이오텍이 각각 2년, 3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CB) 돌려막기에 나섰습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센스는 지난 25일 100억원 규모의 제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전환가액은 1만1517원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2회차 CB로 조달하는 자금의 용처입니다. 아모센스는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케이비증권, 비엔케이투자증권을 대상으로 한 73억원어치 1회차 CB를 갚기 위해서 100억원을 빌리는 겁니다.
1회차 CB를 발행한 시점은 지난 2022년 4월27일로 전환가액은 1만9813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당시 발행조건은 주가하락에 따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도 없었으며, 표면·만기금리 역시 모두 '0%'였습니다.
당시 아모센스는 수소차용 압력세선 개발과 전기차 무선충전 규제 개선 등 기대주로 묶이면서 시장의 기대를 받았던 만큼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시세차익을 거두겠다는 의도였습니다. 다만 주가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1만원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주가하락이 이어지면서 CB 투자자들의 주식전환을 통한 차익실현도 어려워졌습니다. 제로금리인 탓에 이자 수익도 거둘 수 없다보니 CB투자자들의 '풋옵션'(매도청구권) 행사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아모센스는 이번 2회차 CB 발행을 통해 1회차 CB투자자들의 원금 일부를 갚을 계획입니다.
CB 풋옵션 대응을 위해 새로운 CB를 발행하면서 아모센스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1회차 CB 잔액은 196억원으로 주식전환 가능 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8.82%(98만9249주)였습니다. 다만 이중 73억원 규모의 CB가 2회차 CB(전환가액 1만1517원)로 차환되면서 전환가능 물량은 13.27%(149만여주)로 늘어나게 됩니다.
문제는 추가적인 자금조달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이번 CB를 발행해 73억원을 갚아도 123억원의 미상환 CB가 남게됩니다. 당장 주식전환이 힘든만큼 채권자들은 추가로 풋옵션으로 요청할 가능성이 큽니다.
같은 날 애드바이오텍도 운영자금 30억원, 채무상환자금(5회차 CB) 15억원 조달을 목적으로 45억원 규모의 6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전환가능 주식 물량은 발행주식총수 대비 16.19%(176만5398주)로 전환가액은 2549원입니다. 이는 앞선 5회차 CB 전환가액(5600원) 대비 절반 수준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VC들이 의무적으로 매입해줘야하는 비율이 있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인수해줄 수밖에 없는 것을 알고 상장사들이 CB를 연이어 발행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CB가 회사를 살리는 데 쓰인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고 사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CB 과다 발행과 오버행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모센스와 애드바이오텍이 전환사채(CB)로 자금 돌려막기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