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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립금리는 얼마나 올랐나
입력 : 2024-05-03 오후 4:41:03
미국이 고금리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CPI 충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금리에도 경제가 부양되고 있다는 건데요. 때문에 미국의 '중립금리'가 생각보다 높은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옵니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수준을 말합니다. 각국의 통화당국은 실질 중립금리를 추정한 후 통화정책을 펼칩니다.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서는 중립금리보다 기준금리를 낮추고,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미국은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면서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바꿨는데요. 과열된 경기를 가라앉히고자 미국은 2022년초까지 2년간 유지하던 0.25% 기준금리를 지난해 7월 5.5%까지 올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1일 10차례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미국 통화정책의 대표적인 판단 지표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실업률입니다. 미국 CPI는 계속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CPI가 전월보다 0.4% 올라 월가 예상치인 0.3%를 웃돌았습니다. 3월 CPI는 전년동월대비로는 3.5% 올랐습니다. 이는 전월치였던 3.2%와 월가 예상치인 3.4%보다 상승 폭이 컸습니다.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3%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5.5%에 달하는 데도 경기가 계속해서 호전되고 있는 셈입니다.
 
때문에 미국의 중립금리가 4%가 넘어선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옵니다. 미 연준은 중립금리를 2.6%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질 중립금리가 4% 이상일 경우 5.5%의 기준금리로는 경기를 진정시키기 어렵습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를 이끌고 있는 아담 포센 소장은 "미국의 중립 금리는 오르고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없거나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리에게는 높아만 보이고, 인하 시점만 고대하고 있지만 사실 미국 금리는 적절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중립금리가 상향됐다면, 경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렵게 됩니다. 여기에 중동발 리스크 등 여러가지 변수가 더해지면서 금리 인하시점은 계속해서 뒤로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금리를 인상해야할 수도 있는데요. 다행인 점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1일 추기 금리 인상 우려를 일축했단 것입니다.
 
문제는 한국입니다. 기축 통화국인 미국의 기준금리에서 한국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미국의 기초체력이 탄탄해 고금리를 버틸 수 있을지라도 한국은 이와 상황이 다릅니다. 중립금리가 0% 수준이라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3고(高)는 생각보다 오래 유지될 수도 있겠습니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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