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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가격 끝없는 추락…관수철근도 역대 최대 인하
건설경기 침체…철근 안 팔려 철강사들 신음
입력 : 2024-05-13 오후 4:03:43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계속되는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조달청이 철강사들에게 공급받는 관수철근 가격도 13.5%나 떨어졌는데요, 통상 4~5% 선에서 조정이 이뤄지는 것과 달리 이례적입니다. 급격한 가격 하락에도 아직은 유통시세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공급 계약이 끝나는 6월 이후 추가 인하가 이뤄질 수 있어 철강사들은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입니다.
 
철근은 표면의 돌기와 마디 덕분에 콘크리트 부착력이 뛰어나 토목 및 건축구조용 자재로 널리 쓰인다.(사진=동국제강)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조달청과 2737억원 규모의 철근·강철봉 물품계약을 맺었습니다. 총 31만3305톤(t) 물량인데, 매출액 대비 5.83%에 달합니다. 올해 조달청과 관수철근(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정부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철근) 계약을 맺은 회사는 총 여섯 곳입니다. 총 163만6200t의 물량 중 현대제철이 전체 물량의 30%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대한제강과 동국제강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번 계약은 관수철근 제도 도입 후 최대 인하 폭을 기록해 눈길을 끕니다. 조달청은 SD400(강도가 400kg/㎠ 이상인 철근) 기준으로 원래 t당 99만원이었던 구매가격을 13.5% 내려간 86만원으로 조정했습니다. 통상 4~5% 선에서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데, 이례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침체가 관수철근 가격 인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인은 건설경기 침체입니다. 최근 건설용 자재로 많이 쓰이는 철근 수요가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철근 유통시세가 계속해서 급락해 지금 철근 유통 도매가격은 t당 72만5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관수철근 가격이 13.5%나 떨어졌는데도 유통가격보다 높은 겁니다. 하지만 관수철근 가격도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큽니다. 계약 체결 이후 90일이 지나고 시중거래 가격이 3% 이상 변동될 경우 국가계약법령에 따라 물가변동에 의한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철강사 관계자는 "올해는 철근 시장이 좋지 않다"며 "(관수철근 공급) 계약이 끝나는 6월 이후 철근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관수철근 가격이 유통 시세를 늦게 따라오는 데에는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이 영향을 미칩니다. 예정가격을 단가로 정하고, 입찰자들이 매각 또는 수요수량의 범위 안에서 각자의 매수 희망수량과 단가를 입찰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건설경기가 좋던 2년 전엔 철강사들이 가격 시스템 전환을 요청하며 입찰을 보이콧했습니다. 심지어 관수철근 입찰을 앞두고 제강사들이 가격을 담합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조달청은 이러한 폐단을 막고 유통가격을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나라장터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다수공급자계약’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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