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빗썸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업비트와 1·2위 양강 체제를 굳히고 있습니다. 수수료 무료에 이어 출금 수수료 최저가, 서비스 개편 등으로 경쟁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모습입니다.
1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스팟(직전 24시간) 거래 비중은 업비트 70.4%, 빗썸 27%, 코인원 1.07%, 코빗 0.76%, 고팍스 0.4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업비트와 빗썸을 합친 점유율은 97.4%에 달해, 나머지 3개 개래소가 2.6%를 나누는 형국입니다. 당초 업비트 쏠림 현상을 타개하겠다며 시행한 무료 수수료 정책이 양사 쏠림 현상을 낳게 된 겁니다.
비트코인이 4월17일(현지시간) 한때 6만 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낮 12시 5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16% 하락한 5만9천983달러(8천307만원)를 나타냈다. 사진은 18일 서울 빗썸 고객센터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 (사진=연합뉴스)
앞서 빗썸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 초까지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을 펴면서 업비트 점유율 뺏기에 나섰습니다. 한때 업비트 점유율은 50%대로 떨어지고 빗썸은 30%대로 올랐지만, 무료 정책에 따른 손해 부담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빗썸은 2024년 1분기 매출 1382억원에 영업이익 62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 283% 증가했습니다. 수수료 무료 기간 유입된 고객의 멤버십 혜택을 늘리면서 업비트(0.05%)보다 낮은 0.04% 수수료를 받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간 영향입니다.
당초 업계 우려와 달리 수수료 무료 정책이 독이 되지 않고 점유율 확보에 기여한 셈입니다. 빗썸은 최근 닥사(DAXA) 소속 5대 거래소 기준 출금 수수료 최저 정책도 시행했습니다. 빗썸 출금 수수료가 타 거래소보다 높으면 수수료 차액의 200%를 포인트로 보상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에 2018~2021년 가상자산 지급 이벤트에 참여한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자에게 세액 400억원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빗썸은 투자·부동산과 거래소 법인 인적분할을 기한 없이 미루고, 7월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 대응과 고객 확보로 IPO 가능성을 높이려 합니다.
빗썸 관계자는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서비스 강화로 고객들의 선택을 받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 거래 수수료와 함께 가상자산 출금 수수료를 국내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멤버십 혜택 제공을 했는데, 향후에도 이런 시도를 계속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빗썸에 이어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편 코빗은 점유율 확보가 요원합니다. 업계에선 유동성과 편의성 차이 때문에 코빗보다 빗썸으로 고객이 몰렸다고 분석하는데요. 코빗은 지난달 비트코인 반감기를 맞아, 추첨을 통해 1만원 상당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등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코빗 관계자는 "무료 수수료 정책 시행으로 고객에게 코빗을 알리고 점유율도 소폭 오른 효과가 있었다"며 "비트코인 강세에 맞춰 마케팅을 활발히 펴 나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