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육군 신병교육대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수류탄이 폭발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세종시에 있는 신병교육대대에 입소한 훈련병이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도중 수류탄이 폭발했는데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훈련병은 결국 숨졌고, 교육을 통제하던 소대장이 크게 다쳤습니다.
이튿날인 22일 육군에 따르면 제32보병사단 수류탄 폭발 사망사고 관련해 군 당국은 별도 조사반을 투입, 부대 내 수류탄 안정성과 사고 당시 안전 통제, 탄약·병력관리 등을 살피고 있습니다. 현재 사고 당일 훈련 절차상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대장과 교관이 교육을 진행하고, 실수류탄 투척 전 훈련병의 의사를 묻는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는 겁니다.
군에서 사망 사고는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번 수류탄 폭발 사고와 관련해서는 육군 32사단에서는 26년 전, 군 전체로는 지난 2014, 2015년에도 사망 사고가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군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등 안타깝고 답답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해 군 관계자들을 만나 수류탄 투척 훈련을 진행했던 과정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수류탄 훈련에 들어가면 "가장 예민해지고, 가장 친절해진다"며 제일 신경을 쓰는 것은 훈련병의 컨디션과 훈련 과정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나라에서 보내준 귀한 아들들인데 문제없이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진심을 다해 얘기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스갯소리로 한국전쟁 때 쓰던 수통을 여태껏 쓰는 데가 군대"라면서 "군대에는 위·아래를 막론하고 정말 다양한 인간 군상이 존재해 변화의 의지가 가장 없는 곳이기도 하다"라고 자평했는데요. 동시에 "그러기에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는 곳이기도 하다. 일단 나를 포함해 주변 군인들은 '대한민국의 대표'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피로 쓰인 안전수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건 사고가 터진 뒤에야 관련 규칙이나 법이 제정되고, 변화의 씨앗이 움튼다는 말입니다. 지속되는 사고를 누구 한 명의 책임으로 몰아가거나 탓하기 위해 문제 삼는 것은 아닙니다. 이어지는 사고에는 여러 이유가 혼재되어 있으니까요.
훈련병이든 훈련을 지휘하는 군인이든 모두 대한민국의 귀한 아들들인 만큼 해당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앞으로 사고가 이어지지 않도록 대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