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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라이즈, 지오릿에너지 ‘먹튀’ 데자뷔…M&A 세력 결집①
새 최대주주가 특수관계인에 황금 CB몰아줘
입력 : 2024-06-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웨스트라이즈(전 에프앤리퍼블릭(064090))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핵심 세력들이 과거 지오릿에너지(270520)(전 지엔원에너지)를 인수한 이들로 확인됐습니다. 지오릿에너지는 최대주주 변경 당시 리튬 신사업 추진 소식에 주가가 10배가량 급등했는데요. 당시 분할 매각된 구주들이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습니다. 이번 인수합병(M&A) 역시 지오릿에너지와 유사한 패턴을 보여 웨스트라이즈 M&A도 특정세력의 차익 실현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A 계약 전후 주가 급등…구주 물량 주의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웨스트라이즈 최대주주인 베노티앤알(206400)과 특수관계자들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1주당 4500원에 총 900만주(24.64%)를 양도할 계획이며, 투자조합 등 4개 법인이 지분을 인수합니다. 
 
△부발디아 투자조합 △항아리담1호조합 △비트랜스퍼파트너스 △시트랜스퍼파트너스 등 4개 투자조합이 405억원에 구주를 인수하며, 잔금 납입은 내달 24일로 예정됐습니다. 다만 계약이 완료된 이후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4개 조합이 아닙니다. 경영권 양도 계약 종료 전에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웨스트라이즈는 경영권 양도 계약 종료 전 알앤제이파트너스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유증이 완료되면 알앤제이파트너스가 지분 15.01%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됩니다. 
 
결국 기존 최대주주인 베노티앤알 등이 보유하고 있던 구주(36.48%)는 보호예수 없이 바로 시장에 출회 가능합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실체가 모호한 투자조합(또는 매출액 3억원 미만 법인) 등이 상장사 대주주가 될 경우 1년간 보호예수를 하도록하고 있는데요. 웨스트라이즈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4개 투자조합은 최대주주가 아니라 보호예수를 피해갑니다. 경영권 양도 계약에서 구주 일부를 남겨둔 베노티앤알의 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웨스트라이즈는 최대주주 변경 소식을 전후로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일각에선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도 제기됩니다. 웨스트라이즈가 경영권 양수도 계약과 유증 CB 발행 등 자금조달 사실을 공시한 것은 지난 18일인데 전날인 17일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18일에도 20.19% 급등한 5000원에 거래를 마감. 2거래일만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구주매각 가격(4500원)을 넘어섰습니다. 
 
지오릿에너지 M&A세력 결집…황금 CB 몰아주기
 
웨스트라이즈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일각에선 웨스트라이즈 M&A가 특정세력의 차익실현을 위한 설계란 의혹이 제기됩니다. 실제 웨스트라이즈의 M&A 과정에선 과거 여러 상장사들에서 차익을 실현했던 세력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웨스트라이즈는 M&A 과정에선 구주를 인수한 4개 투자조합보다 큰 이들을 취하게 된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웨스트라이즈가 보유하고 있던 자기전환사채를 인수한 이들입니다.
 
웨스트라이즈는 계약과 동시에 자기전환사채 매각을 공시했습니다. 앞서 웨스트라이즈는 지난 4월 250억원 규모의 22회차 CB 50%(125억원)에 콜옵션(36.48)을 행사한 바 있는데요. 해당 CB는 경영권 양수도 계약과 함께 재매각됐습니다.
 
CB 인수자들은 단숨에 수백억원의 차익실현이 가능해졌습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1848원으로 이날 종가(5160원) 기준 주식전환시 평가이익은 179.22%로 224억여원의 차익실현이 가능합니다. CB를 인수한 이들은 제이앤와이디1호조합과 온시디움컨소시엄입니다. 각각 62억5000만원 규모의 CB를 인수했으며, 주식전환 가능 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18.52%(676만4069주)에 달합니다.
 
CB를 인수하는 제이앤와이디1호조합과 온시디움컨소시엄의 최대주주는 각각 오주연(80%)씨와 엠제이홀딩컴퍼니(55%)입니다. 엠제이홀딩컴퍼니는 지오릿에너지의 실질적 최대주주입니다. 앞서 지오릿에너지는 지난 2022년 엔투텍(227950)에 매각되면서 리튬 관련주에 올랐는데요. 엔투텍의 최대주주가 엠제이홀딩컴퍼니입니다.
 
웨스트라이즈 M&A는 과거 지엔원에너지(현 지오릿에너지)를 인수했던 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유증을 통해 웨스트라이즈 최대주주에 오르는 알앤제이파트너스의 최대주주는 라이언인터내셔널입니다. 라이언인터내셔널은 엔투텍의 특수관계자로 과거 엔투텍의 실질적 주인이었으며, 지오릿에너지 리튬 사업의 중심인 리튬코리아 특수관계자입니다.
 
웨스트라이즈는 200억원 규모의 유증과 함께 400억원 규모의 CB(23~25회차)도 발행할 계획입니다. 발행 대상은 모두 투자조합으로 각각 성효중, 이희억, 안정현씨가 지분 90%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중 성효중씨는 라이언인터내셔널의 주요주주이며, 이희억씨는 리튬코리아의 사내이사입니다. 새 최대주주가 특수관계인에게 ‘황금 CB’를 몰아준 셈입니다.
 
구주·CB물량에 급락…웨스트라이즈서 재연하나
 
지오릿에너지와 웨스트라이즈의 M&A 주요인물들이 겹치면서 웨스트라이즈 역시 지오릿에너지와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오릿에너지는 앞서 엔투텍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리튬코리아가 구주 일부를 떠갔는데요. 리튬코리아는 과거 오렌지옐로우하임이라는 영화배급사가 사명을 바꾼 것으로 지오릿에너지 리튬사업을 이끄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오릿에너지는 리튬 사업을 재료로 반년여 만에 주가가 10배 급등한 바 있습니다. 2022년 10월 700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작년 4월 7153원까지 오르며 920% 이상 급등 했는데요. 당시 기존 최대주주였던 지엔씨에너지(119850)의 구주가 풀리면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구주를 인수했던 △디비w투자조합3호 △아도니스 투자조합 △이브르 신기술조합 제212호은 지분 인수 직후 조합을 해산했습니다. 투자조합들의 지분은 조합원들의 현물배분을 통해 대량보유보고의무(5%룰)를 피해 시장에 풀린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오릿에너지는 M&A 당시 2개 투자조합에 2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요. 웨스트라이즈 CB 발행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당시 각 투자조합은 특정개인이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CB 인수 전후 조합원들의 출자가 이뤄졌고 이후 현물출자를 통해 5%룰을 피했습니다. 조합원들은 웨스트라이즈 M&A에 나선 라이언인터내셔널의 주요주주들로 확인됩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주가와 지분 손바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오릿에너지에서 전력이 있는 세력들이 결집한 만큼 웨스트라이즈 역시 구주물량과 CB 물량 출회에 따른 이슈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지오릿에너지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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