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회독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다 보면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걸 절실하게 느낍니다. 각 성별에 대한 혐오는 이제 SNS에서 흔한 게 됐고, 지역 혐오도 넘치고 있습니다.
특히 '색깔론'과 '지역 혐오'를 보고 있으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들이 댓글로 남기는 '색깔론'과 '지역 혐오'에는 맥락이 없습니다. 무지성으로 '혐오 놀이'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기성세대가 겪은 지역갈등을 겪은 세대도 아니고, '종북'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세대인데 말이죠. 또 이러한 혐오의 단어들은 일베와 같은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나 쓸 만한 것들이었는데, 이제는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원인이 뭘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결론은 정치인들에게 있습니다. 혐오 언어의 기저에는 정치 극단주의가 있는데, 정치인들이 책임감 없이 사용하는 언어가 확장돼 이들에게 유희로 다가가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에 참여한 국민의 수가 140만명을 넘었습니다. 해당 청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고, 민주당은 관련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를 놓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이름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는 지난 10일 탄핵 청원을 언급한 김 부부장의 담화를 거론하며 "마치 김여정의 하명에 복종이라도 하듯이 하루 만에 탄핵 청원에 대한 청문회 실시를 즉각 추진한 저의가 무엇이냐"고 말했습니다.
140만의 탄핵 청원에 대한 뜻을 헤아리기보다, '색깔론'을 먼저 꺼내든 겁니다. 고질적인 습관입니다.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도 같은 당 후보들끼리 '색깔론'을 꺼내드는 걸 보면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정치인의 말에는 책임이 따라야 합니다. 그들이 진영의 이익을 위해 손쉽게 내뱉는 말들이 고스란히 어린 세대들의 '혐오 언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중하길 바랍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