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놔라공공임대참여연대 활동가들이 지난해 11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SH공사 매입임대 공급 실적 부진 관련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매입임대주택 공급 계획 성실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얼마 전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2024년 장기미임대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에 청약을 넣었습니다.
SH는 무주택 서울 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실 기간이 6개월 이상 지난 주택을 매입해 수리하고 임대하는 사업입니다. SH는 시중 전셋값의 30% 수준의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를 책정해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보장합니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6월과 12월에 2번, 장기 미임대주택은 2월과 8월에 2번씩 진행합니다. 또 청약 통장과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는데, 1순위 소득 기준도 1인 가구 기준 417만9557원이라 괜찮은 조건입니다. 다만 10년까지 연장 가능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청약보다는 짧은 감이 있죠.
그래도 강동구부터 구로구, 도봉구, 동대문구, 동작구, 성북구, 종로구까지 위치도 좋고, 원룸만 있는 게 아니라 다가구 주택도 있었습니다. 좋은 조건이었죠.
장기미임대 매입임대주택을 알게 된 건 SH 홈페이지를 살펴보던 중 우연히 발견한 겁니다. 뉴스를 검색해봐도 이렇다 할 정보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매입임대주택이 외면받고 있다는 뉴스만 가득했습니다. 실제 주택을 찾기 어려워 도면만 봐야 한다거나, 누군가 살고 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오랜 기간 임대가 안 된 주택이다 보니 곰팡이가 가득하고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뉴스가 보여 준 장기미임대 매입임대주택의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물론 주택의 상태는 안 좋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청년들은 간절했습니다.
99호 공급에 2만 5034명이 접수했고, 경쟁률 평균은 252.9대 1이었습니다. 위치가 좋았던 강동구의 다가구형 주택은 1862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고, 제가 신청한 종로구의 주택은 1201대 1이었습니다. 물론 떨어졌습니다.
장기미임대 매입임대주택도 청년들에겐 로또 그 자체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서울의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전세사기에 대한 두려움이 큰, 많은 청년들이 계속해서 지원합니다.
임대주택의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1순위에 들지 못한다 해도, 경쟁률이 너무 높아 당연히 되지 않는다 해도 계속해서 지원해야 한다고요. 그래야 이 같은 정책이 확장되고 지속될 수 있다고요.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