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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으로 협박하는 축협
입력 : 2024-07-23 오전 8:24:40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의 칼이 목 앞까지 다가오자 월드컵까지 끌어들이는 대한축구협회입니다.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등의 문제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문체부가 직접 나서자 축협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자칫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로 이어지면 월드컵 출전을 못 할 수도 있다며 은근한 '협박'도 곁들였습니다.
 
FIFA는 국가협회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조항도 있을 만큼 경계하고 있는데요. 정관 15조에는 "어떠한 형태의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FIFA는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자격 정지 등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그런데요. 현재로서는 한국축구 미래를 위해서라면, 월드컵 출전 한번 포기하고 축협 '물갈이'를 하는 게 더 나아 보이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타공인 '황금세대'로 불리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023 AFC 아시안컵 4강에서 최소 두수 아래인 요르단한테 아무것도 못하고 졌습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독단적인 선택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월드컵에 나가봤자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정 회장을 위시해 소위 말하는 '고인물'들이 그대로 있는 한 한국축구 암흑기는 예정된 수순입니다.
 
정 회장은 "퍼거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감독) 감독을 데려와도 국민들은 다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헛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축구팬들이 분노한 이유를 모른다는 겁니다. 그런 리더가 존재하는 한 어차피 월드컵에서 미래는 없습니다.
 
폴란드 출신 공격수 로베트르 레반도프스키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첫 골을 터뜨리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월드컵은 축구선수들의 꿈이자 최종 목표입니다. 폴란드 출신의 월드클래스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같은 선수도 월드컵 첫 골을 넣은 후 세레머니를 하며 오열합니다. 한 나라의 축구협회 수장이라는 사람이 월드컵을 인질로 협박하는 꼴이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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