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대한축구협회의 패악질이 지속되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움직였습니다. 축협은 지난 13일 홍명보 감독을 새로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감독에서 국내파로 급선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로 감독 추천 임무 이전, 홍 감독의 말 바꾸기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배후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있다는 의혹입니다.
지난 4월5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경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선수들을 격려한 후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문체부 측에서는 16일 "축협의 자율성을 존중했지만,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하며 축협의 독단적인 운영,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전이었다면 문체부는 축협을 감사할 수 없었습니다. 축협이 사단법인이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에 정 회장이 거리낌 없이 방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되며 문체부 감사 대상 기관이 됐습니다.
문체부의 감사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축구 팬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성역'과 같았던 축협을 마침내 파헤칠 수 있게 됐으니까요. 다만 우려도 전해집니다. 겉돌기식 감사로 본질을 제대로 짚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잘못한 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정 회장 입지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는 겁니다. 또 스포츠를 정치에 엮지 말라던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기엔 현재 축협이 최근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번 문체부의 결단이 감사로 이어진다면 축협으로선 최초 사례가 됩니다. 이번 축협 감사가 선례가 되는 만큼 문체부는 모든 것을 파헤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