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출범 1년을 맞게 된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시청률이 평균 0.5%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의 20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종편 개국월(2011년 12월)부터 최근(2012년 11월)까지 6시~25시 시간대 시청률의 평균값은 MBN 0.643%, JTBC 0.565%, 채널A 0.552%, TV조선 0.432% 순으로 조사됐다.
출범 초 0.3%대를 기록했던 시청률이 1년 사이 0.1~0.3% 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내용을 놓고 보면 종편의 시장 안착은 아직도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도로 보도채널'이란 오명을 안고 있는 MBN이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것은 종편 자체 콘텐츠의 부실함을 방증하는 사례다.
AGB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종편 프로그램 중 시청률 1, 2위를 차지한 것은 JTBC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전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그램은 각기 7.529%, 3.184%를 기록했고 그 밑으론 2%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통상 화제몰이를 하거나 충성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지목되는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대신 단발성 스포츠 중계가 시청자 눈길을 가장 많이 붙든 셈이다.
종편 시청률 상위 7, 9위에 이름을 올린 프로그램은 MBC에서 이미 방송된 <아마존의 눈물>이 차지하기도 했다.
지상파 판권을 사들여 재방, 삼방한 프로그램이 시청률 상위에 올랐다는 것은 시청자 머리속에 각인되는 종편 프로그램이 그만큼 부족한 상황을 드러내는 것이다.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가 종편 중 꼴찌라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TV조선은 종편 4사 중 평균시청률이 가장 낮았고, 시청률 상위 10개 프로그램 가운데 단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이 출범 1년 밖에 되지 않아 당장은 평가하기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종편의 미래를 위태롭게 전망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방송광고를 지탱하는 두 개 축인 시청률과 시청커버리지가 종편의 예상치를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종편이 당초 타깃 삼은 지상파방송의 평균시청률은 11월19일 기준으로 KBS1 11.0%, KBS2 6.1%, SBS 6.9%(AGB닐슨 조사)로 나타났다.
잇단 방송사고로 체면을 많이 구긴 MBC도 5.5%로 나타나 종편과는 평균 시청률 차이가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무엇보다 시장상황에 민감한 광고계의 기대치가 낮아졌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광고업계 내부보고서'를 인용, 종편에 대한 예상광고비가 2011년 9월 6038억원에서 2012년 9월 3000억원으로 1년 만에 절반 이상 줄었다고 폭로했다.
그나마 광고업계가 예상한 올해 광고비 3000억원은 종편이 시청률 1~2%를 기록할 것으로 상정하고 잡아놓은 수치다.
종편에 대한 의무전송을 규정한 방송법 규정을 삭제하라는 목소리도 대선을 전후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상황에 따라 지상파에 버금가는 종편의 시청커버리지를 앞으로는 보장받지 못하게 된다.
특히 70여개 언론시민단체인사가 주축이 된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의 경우 대선후보들에 언론관련 정책을 제안하면서 '의무전송 삭제'를 포함한 종편 특혜 반납을 비중있게 주장하고 있다.
야권뿐 아니라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이명박정부의 실패사례로 종편을 꼽으면서 출구전략을 모색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방통위를 상대로 열린 국감에서 “제대로 된 콘텐츠도 없고 독창적 프로그램도 없고 재방율이 50~60%에 달하는 데 이게 무슨 방송사인가”라며 "종편을 대체 왜 만든 거냐"고 질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