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지난해 국제 휘발유 가격 인하에도 국내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은 오히려 인상됐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유사들은 특정 기간을 두고 조사했기 때문에 가격차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민단체에서는 정유사와 협의 하에 조사한 결과라며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15일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제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40.16원 인하됐지만 국내 정유사들 공급가격은 ℓ당 16.02원 인상됐다.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ℓ당 56.18원 비싸게 공급한 셈이다.
지난 2012년은 글로벌 경기불황과 불안한 중동 정세 등으로 국제 휘발유 가격이 요동친 한해였다. 정유사들의 공급가격도 큰 폭으로 출렁일 수밖에 없었다.
◇2012년 한해 동안 국제유가, 국제휘발유가격, 주유소 공급가격 변화추이(자료제공=소비자시민모임)
문제는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이 '올릴 때는 많이, 내릴 때는 적게'란 공식을 그대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제 휘발유 가격과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이 인상된 달은 1, 2, 3, 7, 8, 11월이다. 이 기간 동안 ℓ당 국제 휘발유 가격의 인상분 총합은 446.79원,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분 총합은 612.58원을 기록했다.
인하를 기록했던 4, 5, 6, 9, 12월에도 ℓ당 국제 휘발유 가격과 정유사 공급가격 인하분 총 합은 각각 514.22원과 601.37원이었다.
지난해 국제 휘발유 가격과 국내 정유소 공급가격의 인상분·인하분 금액의 합은 국제 휘발유 가격은 67.43원 인하됐지만 오히려 정유사 공급가격은 11.21원 인상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더욱 정확한 자료 산정을 위해 월별이 아닌 주 단위로 인상분과 인하분을 계산한 결과, 1년 동안 국제 휘발유 가격은 ℓ당 46.01원 인하, 정유사 공급가는 16.02원 인상됐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이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ℓ당 56.18원 더 비싸게 공급했다는 얘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공급가격은 인상·인하폭의 산정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며 소비자시민모임이 특정 기간을 두고 계산을 했기 때문에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이 ℓ당 16원 인상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것은 국제 휘발유 가격이 인상·인하된 시점에서 1주일이나 2주일 후가 되기 때문에 이 기간을 반영하면 10~20원가량 정유사들이 저렴하게 공급했다"고 강조했다.
이서혜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 팀장은 "이번 보고서를 작성할 때 정유사들과 협의해 2주일의 시차를 두고 계산했다"며 "2주일의 시차를 두고 국제 휘발유 가격과 정유사 공급가격을 지난 일 년 동안 총 인상분과 인하분의 차이를 계산한 것이지 특정 시점을 계산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송보경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 단장도 "국제 휘발유 가격에는 산유국과 정유사들의 이익이 포함된 가격"이라며 "배분에 관해서는 정유사에서 공개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정유사들은 공급가격은 충분히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