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김재우 이사장(사진)에게 차기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으면 불신임 혹은 사퇴권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식 경고했다.
방문진은 24일 김 이사장의 단국대 논문 표절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방문진은 이날 오전 김 이사장의 논문 표절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지만 당사자인 김 이사장은 '병원 입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오후 늦게 결의문을 채택하고 김 이사장의 해명을 재차 촉구한 것이다.
이날 이사회는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가 지난 17일 김 이사장의 단국대 박사학위논문 '한국주택산업의 경쟁력과 내장 공정 모듈화에 관한 연구'에 대해 "표절된 부분이 양적으로 방대하고 전체적 논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통상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표절을 확인한 데서 비롯됐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표절이 확인되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공언한 바 있어 24일 이사회 결석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방문진은 이날 이사회 출석 요구를 거부 중인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해서도 '경고'를 결의했다.
방문진은 김 사장에게 MBC 지분 매각 추진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이사회 출석을 통보해왔지만 김 사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방문진은 24일 결의문에서 "방송문화진흥회법 제5조에 명시된 '진흥회가 최다 출자자인 방송사업자의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업무를 전면 부정한 것이며 진흥회 이사회와 이사들을 모욕한 것일 뿐만 아니라 진흥회 고유의 직무 수행을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문진 이사회는 MBC 사장에게 경위서를 사전에 제출하고 2월7일 진흥회 이사회에 출석하여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문은 구두경고 수준이지만 방문진 이사회가 MBC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추후 결과가 주목된다.
결의문 두 개가 모두 '방문진 이사회' 명의로 채택된 점도 눈길을 끈다.
방문진 구성이 여야 6 대 3 구조로 고착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이사장과 김 사장 거취에 여당추천 이사들도 동의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