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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사명은 미래를 믿는 것"
한·중·일 국제공동제작작품 <축/언(祝/言)>
입력 : 2013-03-18 오후 6:31:16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예술의 사명은 미래를 믿는 것, 미래를 말하는 것에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창작예술가들이 공연 형식을 빌어 2011년 3월 11일의 아픔을 나누고 문화예술의 미래를 모색한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아오모리현립미술관 주최로 공연되는 연극 <축/언>은 일본 동북지방 대지진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한·중·일 국제공동제작작품이다.
 
본격적인 공연제작을 앞두고 18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다락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하세가와 고지는 이 자리에서 "누군가가 옆에 있고 당신을 인정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공유하려 한다"면서 "공연을 통해 한·중·일의 보편적 테마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의 배경은 일본 동북지방의 어느 바닷가다. 한국인 유학생과 일본 남자의 결혼식을 계기로 한국, 일본, 중국 등 각기 다른 국적을 지닌 손님들이 이곳에 찾아온다.
 
공연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결혼식 장면은 한·중·일 3국의 과거 경험을 상징한다. 연출가 하세가와는 "한·
중·일 남녀가 과거에 어떤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지, 어떤 맛을 즐겼는지,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후반부에 이르면 쓰나미의 피해를 입어 모든 것이 휩쓸려간 상황에서 한 명의 중국인만 살아 남게 된다. 연출가는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가 함께 대화하는 장면을 통해 한·중·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연극 외에 라이브 음악,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다. 전체 공연시간 120분 중 40~50분 정도는 대사 없이 악기연주와 춤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배우는 김선화, 이영숙, 리단, 아이자와 가즈나리, 나카조 노부, 사이코 류타, 다카하시 준, 오가사와라마리코, 다나베 가쓰히코 등 한·중·일 출신이 고루 맡는다. 이 밖에 무용가 정영두와 아사노 키요시, 북경 중앙희극학원과 상해 화극예술센터 오디션 통과자도 무대에 함께 오른다.
 
 
 
 
 
 
 
 
 
 
 
 
 
 
 
 
 
 
 
 
이날 간담회에서 배우 김선화는 "일본에 대한 막연한 배척감이 있었지만 쓰나미 사건 이후에 그 감정이 많이 상쇄되고 있었는데 그게 왜일까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품에 임하는 자세와 관련해 "인간 김선화, 한국인 김선화, 세계인 김선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은 일본과 우리나라의 전통음악으로 구성된다. 일본 전통악기 쓰가루 샤미센 연주자인 사이토 사키, 국악연주단체 '앙상블 시나위'의 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된다. 
 
'앙상블 시나위'의 하세라는 "전통음악에도 역사적인 흐름이 있다"면서 "시나위는 원래 사람 위로하고, 넋을 위로하고, 좋은 일을 축하하고, 슬픈 일은 함께 울어주는 우리의 음악이고 사미센 역시 혼을 어루만지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의 경우 연극 <축/언> 외에 따로 동명의 책으로 발간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가 김지연, 스즈키 리사쿠가 만든 사진작품은 사전행사와 본 공연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서로 다른 풍경을 보고 자란 사람들이 대지진 이후 하나의 풍경을 보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이 공연은 이성보다는 정신과 혼에 호소하는 공연이 될 예정이다. 오는 10월과 11월 일본과 한국, 중국에서 차례로 공연되며, 한국의 경우 대전문화예술의전당(10월 19~20일)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10월 25~27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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