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카카오페이지, '콘텐츠 기간 판매'로 유료화 정착시킨다
입력 : 2013-04-09 오후 6:27:16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100만 유료 콘텐츠 파트너를 모으겠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수익 실현에 성공한 카카오가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선다.
 
카카오는 9일 함께 크는 콘텐츠 마켓을 표방한 ‘카카오페이지’의 문을 열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했다.
 
카카오페이지는 만화, 소설, 동영상 강의 등 디지털콘텐츠가 ‘제값’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콘텐츠 마켓으로 창작자가 판매금액의 50%를 가져가고, 구글(앱스토어 운영자)이 30%, 카카오가 2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여기까지는 1인 창작자들의 수익배분을 40~60%까지 보장해주는 다른 콘텐츠 마켓과 크게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오픈 첫날부터 8000여종의 콘텐츠가 동시에 등록될 정도로 카카오 페이지는 창작자들에게 큰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카카오페이지가 흥행조짐을 보이는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라는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기대와 ‘전면 유료화’라는 유통방식을 꼽고 있다.
 
◇ 1인 콘텐츠 제작자, 카카오페이지 제작 ‘열풍’
 
9일 카카오페이지 공식사이트에는 만화가 허영만, 가수 윤종신, 소설가 정이현, 헤어 디자이너 차홍 이 각각 자신들의 만화, 음악, 소설, 뷰티 콘텐츠를 소개하는 동영상에 새로 업데이트됐다.
 
이처럼 초반 흥행을 주도할 킬러 콘텐츠가 우선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수많은 1인 창작자들이 카카오페이지에 거는 기대도 크다.
 
콘텐츠의 질에 비해 마케팅에 한계를 느낀 창작자들에게,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소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지’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손으로 그리는 영화’라는 콘셉으로 카카오페이지에 출시되는 1인 출판기업 운영자 아리아(필명) 작가의 ‘비비’라는 만화는 애플 아이북스용으로 먼저 나와 미국에서 30주 연속 해당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작품이었지만, 국내에서는 1인 출판 기업의 한계로 홍보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거의 알려지지 못했다.
 
아리아 작가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1인 출판사가 성공하기는 정말 어렵다”며 “카카오페이지에서 나와 같은 1인 창작자들의 콘텐츠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카카오페이지 핵심 과금 모델은 ‘콘텐츠 기간 판매’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소액결제 이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모바일 환경에서의 유료 콘텐츠 구입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콘텐츠는 ‘공짜’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카카오페이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받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여기서 카카오의 핵심 전략은 한편에 최소금액 ‘500원’에 판매하는 편당 과금 방식이 아니라, 시리즈를 통으로 묶어 월간 단위로 ‘대여’하는 형식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한편당 500원에 판매하는 콘텐츠가 10개가 묶인 시리즈를 한 달에 2000원에 판매한다면 구매자는 훨씬 이익이라고 느낄 가능성이 크고, 마치 만화방에서 책을 빌려보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현금 결제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용 콘텐츠 출시를 앞둔 한 업체 대표는 “카카오 관계자들도 이 같은 카카오페이지의 특성을 잘 활용하라고 미팅 때마다 여러 번 강조했다”며 “향후 콘텐츠 노출 방식도 카테고리 별로 인기시리즈가 상위에 배치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 콘텐츠 전문기업 더데이넷의 ‘영어회화 통문장’ 시리즈는 27개 페이지 구성돼 한 달에 4000원이면 대여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반면 하나의 페이지를 구매하면 ‘영구소장’ 할 수 있지만 1000원~2000원의 구매 비용이 필요하다.
 
◇ 카카오페이지, 한국형 콘텐츠 마켓으로 자리 잡을까
 
지난해 몰아쳤던 ‘애니팡 for kakao’ 열풍은 단순한 흥행작으로서의 성격을 넘어, ‘스마트폰’을 ‘휴대용 게임기’로 자리잡게 해줬다.
 
애니팡 이전의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들의 용도는 피처폰 시절의 ‘고스톱’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단순한 퍼즐게임이 카카오톡의 소셜 기능과 만나면서 스마트폰 게임이 제공해 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사용자들에게 선사한 것이다.
 
콘텐츠 창작자들이 국내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카카오페이지에 거는 기대도 이와 마찬가지다.
 
카카오페이지가 스마트폰을 휴대용 게임기로 변화시켰던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같은 역할을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반면, 스마트폰만 특화되어 있는 콘텐츠 유통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마존이 태블릿PC인 ‘킨들 파이어’를 초저가에 공급하고, 구글이 ‘플레이 스토어’에서 영
화와 책 등 콘텐츠 판매를 늘리면서 ‘넥서스7’과 같은 태블릿PC를 저가에 공급한 이유는 스마트폰의 스크린 크기와 배터리 문제 등 콘텐츠 유통기기로의 ‘단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지난 몇 년간 큰 발전이 없는 전자책 시장과 마찬가지로 카카오페이지도 큰 흐름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T업계의 한 전문가는 “카카오톡 게임하기도 애니팡이 나오기 전까지 성공을 예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카카오페이지에서 유통되는 양질의 콘텐츠들이 기존의 영화와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가 주지 못한 사용자 경험을 선사한다면 새로운 콘텐츠 마켓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