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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화·정경화 "대관령국제음악제, 10년만에 세계적 축제로 성장"
입력 : 2013-06-26 오후 4:06:26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국내외에 잘 알려져 왔다고 봅니다. 이제는 너무나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유명 예술가 섭외의 경우 늘 그렇듯 2~3년 전부터 물밑작업을 해야 하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선택 범위가 넓어졌죠."
 
대자연과 함께 즐기는 클래식 음악축제 '대관령국제음악제(GMMFS)'가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26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명화 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축제에 생긴 가장 큰 변화로 예술가 섭외가 쉬워졌다는 점을 꼽았다. 취임 당시 밝힌,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세계적 수준의 실내악 축제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04년 강효 줄리어드 음대 교수와 세종솔로이스츠를 주축으로 시작된 이 축제는 2010년부터 정명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정경화 줄리어드 음대 교수가 공동으로 예술감독직을 맡아 꾸려가고 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정명화·정경화 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외에 대관령국제음악제 10주년 기념곡을 위촉 받은 이영조 작곡가 등이 참석해 지난 10년의 성과를 짚어보는 한편 올해 축제의 주요 컨셉트를 소개했다.
 
(사진제공=대관령국제음악제 홍보사 커뮤니크)
 
제10회 축제는 내달 14일부터 8월 6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와 용평리조트 일대에서 펼쳐진다. '북구의 빛(Northern Lights)–오로라의 노래'라는 대주제 아래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출신 작곡가들의 음악과 민속음악 중 주요작품들이 대거 소개된다.
 
내달 14일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사샤 마킬라와 함께 '생 미셸 스트링스'가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으로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그리그의 곡 외에도 닐슨의 목관 오중주, 시벨리우스의 즉흥곡 5번과 6번 등 북구 주요 작곡가의 곡이 축제 기간 중 고루 나누어 소개된다.
  
올해 음악제의 주요 테마로 북유럽 클래식음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명화 감독은 "우선 기존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북구의 작품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벨리우스 곡을 비롯한 핀란드 음악에서는 자작나무처럼 차가운 풍경과 함께 그곳 사람들의 깊은 감정이 느껴지는데 대관령이 주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북유럽의 음악교육 환경에서 받은 감동도 이번 주제를 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정경화 감독은 "핀란드는 작곡가 시벨리우스를 우상처럼 여기는 나라"라면서 "우리 축제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음악학교에서 그곳 출신 음악가들이 아이들을 가르칠 예정인데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북유럽 음악 외에도 관객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즐길 기회를 열어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저명 연주가 시리즈 중 내달 31일 열리는 특별 갈라프로그램에서는 게리 호프만, 다비드 게링가스, 지안 왕 등 세계적인 첼리스트 3명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3, 5, 6번을 연달아 선사한다.
 
이밖에도 마스터 클래스, 음악가와의 대화,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 학생 음악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이처럼 10주년을 기념할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눈길을 모으고 있지만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올초만 해도 준비 과정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강원도민이 아닌 일부 클래식 애호가만을 위한 축제 아니냐는 눈초리 때문이다.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사업 예산은 국·도비를 포함해 총 18억원인데 지난해 전액 삭감되었다가 올해 4월 추경에서 간신히 확보했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명화 감독은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챔버 뮤직 위주기 때문에 일대일로 음악을 느낄 수 있는 반면, 홀의 좌석 수가 적어 티켓 구입이 어렵다. 그래서 도민들에게 티켓이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어떻게 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티켓을 구하지 못하는 관객을 위해 따로 12번의 지방연주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아시아에서는 가장 훌륭한 클래식 축제이고, 세계적으로 봐도 질적으로 크게 발돋움 했다고 생각한다. 강원도만의 페스티벌이 아니라 이제 우리나라의 페스티벌이라고 생각하고 국고 지원이 더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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