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몸을 밀치며 언쟁을 벌인 카메룬의 (맨 왼쪽) 벤자민 무칸디오와 (맨 오른쪽) 베누아 아수 에코토를 피에르 웨보가 말리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연패로 16강 탈락이 확정된 카메룬이 경기 도중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며 전 세계 축구팬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
카메룬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0-4로 졌다.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뮌헨)에게 2골을 허용하고 이반 페리시치, 이비카 올리치(이상 볼프스부르크)에게 각각 1골씩 내줘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카메룬은 경기에서도 지고 경기 예절에서도 완패했다.
카메룬의 수비수 알렉상드르 송(바르셀로나)은 전반 40분 수비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크로아티아의 공격수 만주키치를 등 뒤에서 팔꿈치로 쳤다. 심판은 즉시 송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송은 전혀 공과 상관없는 장면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난 행위를 해 관중들의 야유를 받았다.
후반 40여분에는 카메룬 선수들끼리 서로 몸을 밀치며 언쟁을 벌이는 이해하기 힘든 장면도 나왔다. 베누아 아수 에코토(퀸즈 파크 레인저스)와 벤자민 무칸디오(AS 낭시)가 서로 밀치며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다행히 피에르 웨보(페네르바체)가 둘 사이를 말려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카메룬의 맏형 격인 사무엘 에토(첼시)는 에코토에 다가가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에코토는 유니폼 상의를 벗은 채 계속해서 에토의 말을 무시하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경기를 중계한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대회 내내 불협화음을 보인 카메룬의 이번 월드컵은 실패"라고 꼬집었다.
카메룬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개막 직전까지 포상금 문제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브라질 출국 당일 선수들은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기도 했다. 가까스로 보너스 지급 문제가 해결돼 대회에 참가했으나 이미 정신력과 조직력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카메룬은 오는 24일 브라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