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러시아의 맞대결을 앞두고 손흥민(22·레버쿠젠)과 알렉산더 코코린(23·디나모 모스크바)의 발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팀은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의 유망주인 손흥민과 코코린은 공격의 시작점과 마침표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주로 왼쪽 측면에서 뛰는 둘의 활약여부가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홍명보호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월드컵 전까지 9경기에서 4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그는 오른쪽의 이청용(볼튼)과 함께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 선수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손흥민은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7개의 도움을 기록한 그는 지난 3월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박주영(아스널)에게 완벽한 패스를 연결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컵대회를 포함한 시즌 전체 경기에서 12골을 넣었다. 한국 선수가 유럽 빅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은 1985~1986시즌 차범근(SBS 해설위원) 이후 28년 만이다.
브라질월드컵 개막 직전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브라질월드컵을 빛낼 22세 이하 선수 22명에 네이마르(22·브라질), 마리오 괴체(22·독일)와 함께 손흥민을 선정했다.
오른발 왼발을 가리지 않는 폭발적인 중거리 슛과 25m 이상 공을 몰고 달리면서도 수비수와 스피드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 폭발력은 손흥민의 장기다.
러시아를 상대로 홍명보 감독이 측면 공격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손흥민을 향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코리아와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12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트윗그라피로 시원하게 첫 골!' 설문에서 손흥민은 브라질월드컵 첫 골을 터뜨릴 것 같은 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을 파고들다 번개 같은 슈팅을 때리는 손흥민이 월드컵에서도 첫 골을 신고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의 알렉산더 코코린. (사진=로이터통신)
코코린은 러시아의 실질적인 에이스다. '카펠로 감독의 황태자'로 불린다. 코코린은 보수적이며 다소 강압적이기까지 한 카펠로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코코린은 8경기에 출전해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수비에 중점을 두다 빠른 역습을 시도하는 러시아 대표팀의 경기력 속에서 코코린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그는 현재 A매치 22경기에서 5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코코린은 2002년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제자로도 유명하다. 히딩크 감독은 코코린에 대해 유능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순간적인 드리블 돌파와 마무리 능력까지 갖춘 코코린은 주로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를 즐긴다. 한국 대표팀의 손흥민과 비슷한 부분이다.
그는 지난 16일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시티야'와 인터뷰에서 "한국과 친선경기에서 이긴 적이 있다. 브라질에서도 우리가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코린이 언급한 경기는 지난해 11월1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한국과 러시아의 평가전이다. 당시 한국은 초반 김신욱(울산)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2골을 실점하며 1-2로 졌다.
최근 러시아 언론 '스포르트익스프레스'는 "코코린이 한국에 대해 좋은 팀이고 움직임이 많지만 체력적으로 빨리 지친다고 평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코코린은 한국이 가나에게 0-4로 패한 지난 10일 평가전을 언급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국 언론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지난 8일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는 기대되는 6명의 유망주에 코코린을 선정하며 그를 높이 평가했다. 독일 축구의 전설인 로타어 마테우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명성을 얻을 선수로 코코린을 지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