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과 허정무(59)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동시에 물러났다.
둘은 축구대표팀의 브라질월드컵 부진과 각종 비판 여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제가 성숙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겠다"고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10일 사퇴한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 ⓒNews1
애초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무 2패의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귀국 직후 거센 비판을 받음과 동시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정 회장은 홍명보 감독을 설득해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까지 유임하겠다는 입장을 지난 3일 허정무 부회장을 통해 전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지난 5월15일 대표팀의 훈련이 한창이던 시기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일대의 땅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최근 뒤늦게 언론에 알려지며 홍 감독을 향한 비판이 최고조에 달했다.
여기에 벨기에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현지에서 음주 가무를 곁들인 회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홍 감독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홍명보 감독은 "땅 부분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제 삶이 그렇게 비겁하게 살지는 않았다"며 "훈련 시간에 나와서 그렇게 한 것 아니냐는 말씀도 있으신데 그거는 절대 아니다. 제가 그런 식으로 지금까지 살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벨기에전 직후 부적절한 회식에 대해서는 "어린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슬픔이 커 그걸 위로해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감독직을 시작한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까지 총 19경기를 치러 5승4무10패의 성적표를 남긴 채 지휘봉을 내려놨다.
◇10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사퇴한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News1
허정무 부회장 또한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비판의 화살에서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브라질월드컵 부진에 대해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한 뒤에 최선의 방법을 따지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축구협회 차원의 구체적인 책임 방법을 언급하지 않아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에 허정무 부회장은 홍명보 감독의 사퇴와 더불어 "월드컵 부진의 모든 책임은 떠나는 나와 홍 감독에게 돌렸으면 좋겠다"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
축구대표팀 안팎의 수장이 물러나자 정몽규(52) 대한축구협회장은 신속히 사과했다.
그는 임원들과 함께 머리를 숙이며 "브라질월드컵 성적 부진과 최근에 사태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대표팀의 월드컵 성적 부진에 대해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기술위원회를 대폭 개편해 후임 대표팀 감독을 조속히 선임하겠다"고 후속책을 내놨다..
◇10일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과 최근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비판 여론에 사과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