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치른 축구대표팀. ⓒNews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대표팀이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봤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1-3으로 졌다.
대표팀은 전반 37분 셀소 보르게스에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내준 이후 전반 45분 손흥민(레버쿠젠)의 크로스를 이동국(전북현대)이 오른발로 밀어 넣어 만회골을 넣었다.
하지만 후반 2분 다시 한 번 보르게스에게 골을 내준데 이어 후반 32분 오스카 두아르테에게 헤딩골을 허용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 이후 계속 강조한 '선 수비 후 역습'을 이날 코스타리카가 선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에 앞서 "지난 10일 파라과이전(2-0승)처럼 코스타리카전도 무실점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수비에 집중하는 동시에 볼 점유율을 높일 예정"이라고 전술적 주안점을 내비쳤다.
코스타리카는 경기 초반 수비수 4명이 늘어선 '포백' 수비를 쓰다 후반에는 수비수 3명을 촘촘히 배치한 '스리백' 수비로 유연히 변했다. 지난 7월 열린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여준 수비력을 그대로 펼쳤다. 그러면서도 단 번에 대표팀 골문을 위협하는 매서운 역습을 자랑했다.
당시 코스타리카는 이탈리아, 우루과이, 잉글랜드와 함께 죽음의 조인 D조에 속했음에도 2승1무를 거둬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 그리스를 꺾고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네덜란드에 패했지만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5경기 동안 단 2골만을 내주며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이번 평가전에 나선 코스타리카는 그때 선수들 대부분이 뛰었다. '거미손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레알마드리드)부터 '코스타리카 영웅'인 공격수 조엘 캠벨(아스널)이 모두 한국과 진검 승부를 펼쳤다.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 축구는 지난 시즌 축구 중심지로 불리는 유럽을 강타했다.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가 이런 전술을 바탕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마드리도 수비와 역습을 강조한 축구로 1996년 이후 18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어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코스타리카를 포함해 칠레와 네덜란드 등이 이같은 전술로 선전해 세계 축구의 흐름을 뒤바꿨다.
슈틸리케 감독은 안방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자신이 한국에 적용하고자 하는 축구의 한 단면을 직접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