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스포츠토토 새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스포츠토토 신규사업자 선정 지연으로 기존 사업자인 오리온에게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추가금을 주고 있어 아까운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사업자 선정을 위임받은 조달청이 일정을 조속히 마무리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은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게 이 문제를 질의했다.
박주선 의원은 이창섭 이사장에게 "스포츠토토 사업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며 매월 36억 원이 손실되고 있다. 가처분 소송부터 본안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1~2년이 더 걸린다고 볼 때 1300억 원의 국민체육진흥기금 사용이 불가피하다"면서 "문체부를 통해 어떤 협의를 하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창섭 이사장은 "계약과 선정 과정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아직 (문체부 차원의) 구체적인 협의는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지적한 36억 원은 새 사업자에게 지금보다 낮은 약 2.07%의 수수료율을 적용했을 때의 금액과 현재 사업자인 오리온에게 적용하고 있는 3.2%의 수수료율 사이의 차액을 뜻한다. 예정대로 지난 7월 새 사업자에게 운영을 맡겼으면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지금과 같이 애꿎은 국민체육진흥기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조달청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김상규 조달청장에게 "기술제안서와 가격제안서의 공정문제와 조달청과 1위 업체(케이토토)의 어떤 유착이 있다는 의혹도 있다"며 "2위 업체(해피스포츠)의 계약에 따른 소송비용과 민형사상 책임을 다하겠다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공문을 조달청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상규 조달청장은 "제안서상에 영업 활동에 의한 자금을 적게 돼 있는데 그 내용하고 가격하고 차이가 있다고 해서 문제"라고 인정하며 "우리 입장에서는 애초 선정이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했다고 생각한다. 1차 법원의 판결에 수긍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법원에 항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청장은 "결국 계약 주체는 조달청이다. 나중에 법률적인 책임은 모두 조달청이 져야 한다"면서 "고등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조달청의 입장을 전했다.
이는 스포츠토토 사업 제안서를 넣을 때 1순위 업체로 선정된 케이토토가 기술제안서상의 소요자금보다 21%(약 651억 원) 적은 금액의 사용운영원가를 기재한 가격제안서를 제출했다고 확인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기술제안서와 가격제안서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결격 사유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 14일 국민체육진흥공단 국정감사에서는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같은 지적을 했다.
정진후 의원 또한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게 "기술제안서와 가격제안서가 일치해야 하는데 둘의 차이가 651억 원이다. 그래서 지금 재판을 하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살피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창섭 이사장은 "공정성과 투명한 절차에 따라 계약 과정을 진행했지만 이런 손실이 생긴 것은 일정 부분 저희 책임"이라며 "(제안서의) 가격 차이는 충분히 가능해 협상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스포츠토토는 사업은 2002 한일월드컵 개최금 마련을 위해 지난 1999년 민간 위탁으로 시작됐다. 2003년부터 스포츠토토를 운영하고 있는 오리온은 지난해 기준으로 2조76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사업 운영 수수료율로 약 900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3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조달청에 스포츠토토 새 사업자 선정을 위임했다. 그 결과 조달청은 지난 5월13일 스포츠토토의 새 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케이토토 컨소시엄(이하 케이토토)'을 선정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조달청의 이런 결과를 토대로 케이토토와 세부 계약에 들어가 7월3일부터 사업을 위탁하려 했다.
하지만 케이토토가 기술제안서와 가격제안서상의 서로 다른 금액을 적어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2순위였던 해피스포츠가 서울중앙지법에 입찰 진행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해피스포츠의 손을 들어줬고 여기에 사업 위탁을 눈앞에 뒀던 케이토토가 불복하며 두 번이나 이의 신청을 했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재차 해피스포츠가 새 사업자 선정에 합당하다는 판결이 나오자 케이토토는 상위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해 현재 이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법조계는 판결에 1년여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판결 이후에도 항고가 이어질 경우 3년까지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전 사업자인 오리온과 임시 계약으로 기존의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면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흘려보내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