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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공격수 부재 FC서울 '아쉬운 빈손'
입력 : 2014-11-27 오전 11:38:13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 결과보다 중요한 것을 배웠다."
 
26일 포항스틸러스와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최 감독은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며 "홈팬들께 마지막까지 투혼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서울과 포항의 승부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달린 경기였다. 리그 3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이 대회 티켓을 놓고 리그 4위(승점54)의 서울은 리그 3위 포항(승점57)을 승점 3점 차로 바싹 뒤쫓았다.
 
당연히 서울은 총력전을 펼쳤다. 최근 너무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완벽히 날려버릴 정도로 초반부터 강한 공격을 펼쳤다. 에스쿠데로와 에벨톤을 동시에 전방에 세우고 윤일록이 수비 진영을 마음껏 휘저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이 그토록 기대했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경기는 0-0으로 득점 없이 끝났다. 비기기만 해도 됐던 포항의 경기 운영이 노련했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필요가 없었다. 저라도 그랬을 것"이라며 "득점에 대한 우리의 조급함을 상대가 노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골이라는 게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 것 같다. 득점할 수 있는 공격 방식을 보완해야겠다"며 입맛을 다셨다.
 
◇FC서울의 최용수 감독. ⓒNews1
 
서울의 올 시즌 고민은 데얀(베이징궈안)의 흔적을 지우는 것에서 시작했다. 데얀이 지난 시즌까지 K리그 3년 연속 득점왕을 하는 사이 서울은 '무공해(무조건 공격해)'라는 구호를 내걸 정도로 공격 중심의 축구를 지향했다.
 
그런 데얀이 떠나자 최용수 감독은 여러 가지 묘수를 짜냈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시험하던 '스리백' 전술을 기본 골격으로 잡았다. 여기에 "전 선수가 고르게 득점해야 한다"면서 특정 선수에 편중되지 않는 공격 전술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이는 절반의 성공만 거둔 채 끝났다.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한 상황에서 서울은 번번이 골 가뭄에 시달렸다.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는 웨스턴시드니(호주)와 1~2차전을 치르는 동안 무득점에 그쳐 탈락했다. 지난 23일 성남FC와 맞붙은 FA컵 결승에서는 상대 전력에서 우위임에도 득점 없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컵을 내줬다.
 
득점력 부재가 결국 서울의 발목을 잡았다. 기록을 살펴보면 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올 시즌 리그 한 경기를 남겨둔 서울은 37경기에서 40골을 터뜨렸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저조한 득점이다.
 
서울은 지난 2009년 47골(28경기), 2010년 58골(28경기·우승), 2011년 56골(30경기), 2012년 76골(44경기), 2013년 58골(38경기)을 기록했다.
 
당연히 선수들의 개인 득점도 눈에 띄게 하락했다. 6골을 넣은 윤일록이 팀 내 최다 득점자이자 리그 전체 선수 중 득점 순위 17위에 올라있을 뿐이다.
 
서울은 올 시즌 27골을 내주며 전북현대에 이어 최소 실점 2위의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했다. 하지만 본연의 색을 잃어버린 축구를 하면서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빛나던 성장세도 잠시 누그러졌다.
 
서울은 오는 30일 제주유나이티드와 리그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긴 뒤 같은 시간 열리는 포항과 수원삼성의 경기에서 무승부 혹은 수원의 승리가 나와야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차지한다.
 
최용수 감독은 "축구에선 많은 기적이 일어났다. 이기기 위해 제주도로 내려가는 것"이라며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하늘에 맡기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FC서울의 에스쿠데로. ⓒNews1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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