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개인 통산 4번(2009-2010·2010-2011·2012-2013·2013-2014시즌)의 올스타전 덩크왕 타이틀을 차지한 '아트 덩커' 이승준(37·205cm)에 대한 관심이 2014-201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1월10-11일)이 다가오면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월17일 안양 KGG와의 경기 도중 왼쪽 아킬레스건을 다쳐 1년 가까이 재활훈련 중인 이승준의 복귀와 이적은 아직 가시밭길이다.
지난달부터 일부에선 1월 중순부터 이승준이 팀 훈련에 합류할 것이라는 얘기도 돌았지만 이 또한 확실하지 않다.
동부 관계자는 8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여전히 재활훈련 중이고 재활이 끝난다고 해서 바로 코트에 나설 수 있지도 않다"라며 이승준의 훈련 복귀설에 대해 일축했다.
이어 "요즘 병원과 집을 오가면서 치료를 받고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 재활이 더 필요하며 코트에서의 운동이 아닌 부상 치료에 대한 재활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부의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는 오는 3월5일 서울 삼성전이다.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이승준을 코트에서 보기는 힘들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시즌 이승준의 모습. (사진=KBL)
이승준이 시즌 막판에 극적으로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된다는 예상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그가 코트를 누빌 가능성은 낮다.
감독의 성향 때문이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조직력을 중시하는 편이다. 정규리그 3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승준을 끼워 맞추는 도박을 할 확률은 희박하다. 이미 김 감독은 시즌 전부터 이승준을 '전력 외' 선수로 분류했다.
올해만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승준의 다음 시즌 진로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귀화 혼혈선수인 그는 프로농구연맹(KBL) 규정에 따라 한 팀에서 3시즌을 맞으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2012-2013시즌부터 동부 유니폼을 그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동부와 계약도 끝난다. 다른팀을 찾을 수 있지만 계약은 없어 보인다.
지난해 10월 인천아시안게임이 끝난 직후 한 구단 관계자는 "이승준이 모 구단과 접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결국 협상은 결렬됐으며 이승준은 동부에 남았다. 더욱이 시즌 내내 재활만 한 선수를 다른 팀에서 영입한다는 보장도 없다.
동부는 이미 올 시즌 전 이승준에 대한 무상 트레이드를 추진하기도 했으며 웨이버 공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준을 영입하겠다는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동부와 이승준은 재계약했다. 이승준의 연봉은 종전 5억원에서 3억3000만원이 깎인 1억7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KBL 역대 최고 삭감액이다.
◇지난 시즌 올스타전 덩크슛 대회에서의 이승준. (사진=KBL)
농구계 일부에선 이승준의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에 따른 운동능력 감퇴를 감안해 사실상 코트 복귀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승준이 부상에서 회복했다는 것을 먼저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09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며 에릭 산드린(Eric Sandrin)이란 이름을 벗어던졌다. 이후 2009-2010시즌 올스타전 MVP,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2011년 한국농구대상 인기상, 2013년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등 거침없이 달렸다.
하지만 지금 이승준이 처한 상황은 프로 무대의 냉혹함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