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대표팀의 '군대렐라' 이정협(23·상주상무)이 A매치 6경기 출전에서 3골을 터뜨렸다.
이정협은 26일 저녁 6시(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전 이라크와 경기에서 전반 19분 결승 헤딩골을 터뜨려 자신의 A매치 3번째 골을 신고했다.
김진수(호펜하임)가 오른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골문으로 크로스를 띄우자 이정협은 솟구쳐 뛰어올라 머리로 찍어내리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이정협은 후반 5분에 터진 김영권(광저우에버그란데)의 추가 골을 도와 이날 1골 1도움을 올렸다. 남태희(레퀴야)가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띄우자 이정협은 가슴으로 공을 떨어트려 옆에 있던 김영권의 왼발 슈팅을 이끌었다.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자신의 A매치 첫 골을 기록한 이정협은 이번 아시안컵에서만 2골(5경기 출장)을 넣었다.
특히 난적으로 불린 조별리그 3차전 호주와의 경기와 이날 4강전에서 나온 골이라 팀이 꼭 필요할 때 나온 순도 높은 득점이다.
◇축구대표팀의 이정협. ⓒNews1
이정협의 골은 곧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직접 넣은 것과 같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무명이었던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5번이나 상주를 찾아 발탁한 새 얼굴이다. 186cm의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그를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전북현대)과 김신욱(울산현대)의 대체자로 낙점했다.
숭실대를 졸업하고 2013년 부산아이파크에 입단한 이정협은 연령별 대표팀 경력조차 없는 선수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 2시즌 동안 52경기에서 6골을 넣은 게 전부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2월10일 축구대표팀의 제주 전지훈련 명단 발표에서 이정협의 이름을 불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직접 다섯 번을 지켜본 선수다. 경기당 25분 정도를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선발했다"며 이정협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상주의 박항서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 또한 이정협의 대표팀 발탁에 깜짝 놀랐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정도로 이정협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하지만 무명의 이정협이 '군대렐라'로 불리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물음표는 순식간에 느낌표로 변했다.
이정협은 자신의 첫 선발 출전인 호주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여전히 아시안컵에서 득점 행진 중이다.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오른 대표팀은 오는 31일 저녁 6시에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이정협의 선발 출전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