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지난 1일 밤(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 맨체스터시티(맨시티) 전. 맨시티의 중앙 수비수 뱅상 콤파니(29)는 상대 공격수의 거친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공을 뺏겨 선제골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맨시티의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를 문제 삼는 것보다 팀 전체를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며 콤파니를 감쌌지만 이날의 실책은 결국 2대1 패배로 이어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뿐 아니라 독일 분데스리가 등 세계 최고 리그의 한축으로 자리잡은 '전방 압박'의 성공 사례다.
실제로 분데스리가의 명문 구단 도르트문트는 '게겐프레싱'이라는 극단적인 전방압박 전술을 펼쳐 2010-2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우승과 리그 2위를 각각 두 차례씩 차지했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현대도 '닥공(닥치고공격)'을 추구하기 위해 전방압박으로 먼저 상대 진영을 흔들었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안정적인 경기를 위해 수비 균형을 강조했는데 전방압박이 잘 이뤄지니 수비도 안정세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전방 압박은 선수들의 피지컬이 기본으로 받쳐줘야 한다. 현대 축구에서 가장 활동량이 많은 미드필더를 기준으로 한 경기서 10km 이상 뛰어야 안정적 전술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을 강조한다. 지난 1월 호주아시안컵에서 이정협(24·상주상무)을 최전방 공격수에 뽑은 것도 그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 때문이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를 증명하 듯 선수들의 뛴 거리가 월드컵 성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대한축구협회가 내놓은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기술보고'에 따르면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1무2패)에서 대표팀은 러시아(113.81km), 알제리(113.82km), 벨기에(104.68km)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뛰었다. 러시아전에서 108.13km, 알제리전에서 112.90km를 기록했으며 벨기에전만 엇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반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독일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 준결승, 결승까지 7경기 평균 109.93㎞를 뛰었다. 미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을 뺀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상대보다 많이 움직였다. 특히 독일은 결승서 만난 브라질보다 무려 10㎞(10.43㎞) 이상 더 뛰며 7-1 대승을 거뒀다.
김태륭 KBS 해설위원은 "훈련 잘 된 팀이 효율적으로 전방압박을 구사하면 오히려 덜 뛸 수도 있다"면서 "공격수들에게 수비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 FC서울의 오스마르(왼쪽)와 수원삼성의 권창훈이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0라운드 서울과 수원의 경기 모습.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