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이 오는 7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챌린지(2부리그)에서 승격한 대전시티즌과 광주FC를 포함해 12개 팀이 단 하나의 우승컵을 놓고 경쟁한다. 팀당 33경기를 마친 시점에서의 성적을 갖고 상위 그룹 6개 팀(1~6위)과 하위 그룹 6개 팀(7~12위)이 5경기를 더 치른다. 하위 그룹 최하위 팀은 내년 시즌 챌린지로 자동 강등되며 11위 팀은 챌린지 플레이오프 승자와 클래식 잔류를 놓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여야 한다. 치열한 전쟁이 예상되는 올해 K리그 클래식의 관전 포인트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전북은 올 시즌 12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 1명이 예상한 우승팀 설문 조사에서 24표 중 19표를 받았다. 지난 시즌 우승 경험과 전력 보강이 탄탄하다는 평가 속에 올 시즌에도 '공공의 적'이 됐다. 그 뒤는 수원과 포항이 각각 2표를 얻었고 울산이 1표를 받았다.
다만 K리그의 사례를 들어 전북의 우승이 쉽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있다. K리그에서는 최근 11년 동안 연속 우승이 나오지 않았다. 성남일화(현 성남FC)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번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게 마지막 연속 우승이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전북, 포항, 수원, 울산이 4강을 형성하고 서울, 제주, 전남 등의 차례로 중위권과 하위권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축구 수도'로 불리는 수원의 열성적이 팬들. (사진=수원삼성)
◇절대 강호 '4강'..전북·포항·수원·울산
전북은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이동국을 필두로 한교원과 이재성 등의 활약이 예상되는 팀이다. 전북의 전성기를 함께 보냈던 '특급 도우미' 에닝요가 복귀해 이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탄탄한 몸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을 즐기는 에두는 상대 팀에게 더는 전북에 이동국만 있지 않다는 점을 각인시킬 선수로 꼽힌다.
다만 3년 만에 외국인 선수를 선발한 포항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포항은 티아고, 모리츠, 라자르로 외국인 3인방을 꾸리며 '쇄국 축구'라는 별명을 떨쳐낼 참이다. 2013년 외국인 선수 없이 K리그와 FA컵 2관왕에 올랐던 포항은 황선홍 감독의 한층 농익은 전술까지 더해지면서 전북과 맞설 수 있는 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수원은 지난해 득점왕에 올랐던 산토스와 정통파 스트라이커 정대세가 건재한 가운데 지난해 전북에서 9골을 터뜨린 카이오를 데려왔다. 그럼에도 공격진의 갈증을 해결해줄 선수로 레오를 입대 영입해 공격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리그 최고의 왼발 미드필더로 꼽히는 염기훈도 선수단 안팎에서 힘을 불어넣어 줄 선수다. 서정원 감독의 지도력이 제대로 검증받게 될 분위기다.
울산은 윤정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어느 해보다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세밀함과 깊이 있는 전술을 강조하는 윤정환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울산에서 실현하기 위해 제파로프를 데려왔다.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공격의 시작점인 제파로프는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줄 선수다. 윤정환 감독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팀 공격을 이끌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김신욱이 부상 치료 이후 재차 굳은 결심을 하고 리그에 임할 태세다.
◇변수 많은 소용돌이 '4중'..서울·제주·전남·부산
지난 시즌 데얀과 하대성을 중국 무대로 내보낸 서울은 올 시즌에도 전력 누수에 비해 보강이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공격수 에스쿠데로가 최근 장쑤세인티(중국) 이적을 확정하며 이런 성향은 더욱 짙어졌다. 최전방 공격수 정조국이 부활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 공격수인 몰리나와 에벨톤도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진규와 함께 탄탄한 중앙 수비를 선보이던 김주영의 중국 이적도 전력 공백이다.
신임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드로겟과 황일수가 빠져 전력 공백이 예상된다. 강수일, 로페즈, 까랑가의 합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원에서 공격을 풀어줄 윤빛가람의 플레이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크다.
하석주 감독 대신 노상래 감독이 부임한 전남 또한 적지 않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으나 눈에 띄는 보강이 없다. 다만 공격 삼각편대를 이룬 스테보, 이종호, 안용우가 그대로 남아 있어 이드의 화력이 유지될 경우 얼마든지 상위권 팀을 위협할 수 있는 팀으로 꼽힌다.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부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팀의 중심점인 파그너가 떠나고 주전 수비수들의 공백이 예상되지만 뚜렷한 전력 보강은 없었다. 웨슬리와 베르손을 포함해 배천석 등 새로 팀에 합류한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팀에 녹아드느냐가 시즌 전체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잔류가 먼저인 '4약'..성남·인천·대전·광주
김두현을 데려온 성남은 AFC 챔피언스리그와 병행하며 선수단을 운영할 김학범 감독에게 절대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김동섭의 부활과 신예 황의조 등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위를 차지해 클래식에 잔류한 인천은 설기현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레 은퇴하는 변수를 맞았다. 예산 절감 차원에서 주축 선수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가운데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의 패기와 전북에서 활약했던 케빈의 골 결정력이 팀 성적을 가를 전망이다.
조진호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지난해 챌린지 득점왕(27골) 아드리아노와 재계약하면서 별다른 전력 공백 없이 리그 적응에 나선다.
남기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광주 역시 지난해 승격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팀에 남아 있어 의외의 복병으로 꼽힌다. 다만 두 팀이 챌린지에서 막 올라왔다는 점에서 시즌 초반 어떤 분위기를 타느냐가 관건으로 시즌 전체를 가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