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차의 17은 무엇을 의미하는 거죠?" 2005년 남양유업의 17차가 나왔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이었다. 영지 치커리 대맥 등 건강에 좋은 약재 17가지를 의미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식음료업계가 내세우는 제품에 내세우는 숫자는 정체성을 담고 있다. 소비자들은 숫자의 의미를 알면 소비 선택에 도움이 된다. 또 기업 입장에서 숫자는 상품 특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쉽고, 글자보다 기억하기 쉽다.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왼쪽부터)매일유업 매일우유, 동원F&B 파스타를 만들자, 샘표 양조간장 501. (사진제공=매일유업)
최근 매일유업은 0%, 1%, 2%, 4% 등을 백색 우유에 표기하고 있다. 이는 지방 함량 숫자다. '매일우유 무지방&고칼슘 0%', '저지방&고칼슘1%' 등 지방 함량에 따라 숫자를 패키지에 표기한 것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세분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쉽게 알리기 위해 숫자를 내세웠다"고 말했다.
동원F&B는 파스타 소스를 출시하며 숫자를 넣었다. '7가지 신선한 야채 토마토 파스타 소스', '5가지 고소한 치즈 토마토 파스타 소스' 등 토마토를 비롯한 야채와 치즈, 해물 등 재료 수를 알렸다.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제품 신뢰성을 높이는 효과를 노렸다.
샘표식품의 대표 제품인 '양조간장 501'은 제품 우수성을 숫자로 표기했다.
‘양조간장 501’의 숫자 501은 제품의 우수성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간장의 품질을 단백질 함유량(T.N)으로 구분하고 있다. 1.0%가 ‘표준’, 1.3%는 ‘고급’, 1.5%를 ‘특급’으로 분류한다. 샘표 양조간장 501은 단백질 함유량이 1.5% 이상이어서 특급에 해당한다. 특급과 같은 진부한 표현 대신 1.5%를 ‘501’로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제품의 정체성을 담았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