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내수경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백화점 업계가 유독 지방에서는 날개를 단 듯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백화점의 지방점 매출신장률은 부진했던 수도권을 뛰어넘었다.
특별한 경쟁 매장이 없는 지방 소도시에 매장을 출점한 백화점 업계들이 지역 소비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마케팅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은 것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판매액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29조2320억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 판매액이 감소한 것은 2004년(-4.4%) 이후 10년 만이다.
반면 지방 매장은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AK플라자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 원주점과 경기도 평택점의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10%, 3% 신장했다. 수도권 매장들이 모두 1%대 신장에 그쳤다는 점과 두 지역 모두 서울이나 수도권 신도시에 비해 인구수가 소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지방 매장 방문객들의 지갑 씀씀이도 커졌다. 지난달 24일까지 이들 매장의 평균 객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원주점은 13.5%, 평택점은 8% 상승했다.
롯데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의 지방 매장들도 수도권 매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AK플라자 원주점. (사진제공=AK플라자)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방 매장은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 매장에 비해 매출 규모는 작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 같은 지방 매장의 성장세의 비결로 경쟁으로 인한 출혈이 적다는 점을 꼽았다. 또 지방 매장들의 '지역 맞춤형 마케팅'도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지역 특성과 주요 방문 연령대를 분석해 MD를 구성한 것이 주효했다.
2012년 오픈한 AK플라자 원주점은 강원도 유일의 백화점이라는 특성상 강원도 다른 지역 쇼핑객들이 몰렸다. AK플라자에 따르면 원주점 구매객수는 오픈 2년만에 90% 이상(150만명→285만명) 증가했다.
또 원주가 혁신·기업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각종 기관이 이전하면서 20~30대 유입이 늘었다. 원주점의 20~30대 매출은 전체의 50% 수준.
여기에 치악산 국립공원과 각종 캠핑장이 인접하다는 지리적 특성이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이어져 아웃도어와 이지캐주얼, 스포츠 브랜드가 매출의 23.5%를 차지했다.
AK플라자 평택점도 인구비율이 전 연령에 거쳐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매장 구성을 변경하고, 복합도시라는 특성상 퇴근길 고객을 위해 폐점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맞춤형 영업을 펼쳤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