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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신흥 시장 '아세안', 일본차 점유율 '굳건'
발빠른 현지화 정책 주효…미국·독일 등 선진국 '고전'
입력 : 2015-07-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연합인 '아세안(ASEAN)'의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 역시 급부상하고 있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지역 10개국(▲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의 경제 연합체다. 지난 1967년 창설 이래로 아세안의 경제규모는 빠르게 성장해 왔으며 지난 2013년 현재 약 2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아세안은 한해에 330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되고 있어 전세계에서 6번째로 큰 시장이다. 오는 2020년에는 약 450만대의 수요를 기록하며 세계 5번째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에는 총 390만대의 자동차가 아세안 지역에서 조립·생산되기도 했다. 이 또한 세계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비록 지난해 판매는 전년 대비 7% 가량 감소했지만 견조한 경제 성장과 중산층 인구 증가, 활발한 자동차 보급 지원 정책 등 호재에 글로벌 업체들이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인구 규모는 약 6억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자동차 보급률과 꾸준한 구매력 상승을 바탕으로 자동차 시장에서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아세안 지역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시장을 장악 중인 일본차 브랜드의 장벽이 굳건한 상황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급성장이 예상되는 아세안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자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50%가 넘는 말레이시아를 제외하면 토요타와 혼다, 닛산 일본 3사의 아세안 시장 점유율 합계는 80%에 달한다.
 
특히,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토요타의 경우 아세안 시장 자동차 판매량이 서유럽 시장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각 국가별로도 일본 브랜드들은 맹활약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토요타와 다이하츠의 점유율 합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태국은 토요타와 혼다, 이스즈가 전체 시장의 약 70%를 과점하고 있다.
 
◇2016년 생산 능력은 예상치(자료=각 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브릭스 이후 최대 신흥 시장으로 꼽히는 아세안이라는 신성장 동력이 절실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 입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장벽을 넘는 것이 선결 과제로 꼽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총 12개 서비스 분야를 상호 개방하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되면 다른 국가 브랜드들의  공세가 거세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브랜드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업체들의 강세는 발 빠른 현지 정책 대응에 기인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정부가 소형 승용차 보급 장려 정책을 펼치자 일본 브랜드들은 앞 다퉈 소형 승용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별 상이한 차급 구조와 정책을 고려해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해당 물량을 생산국 내에서 판매하는 체제를 빠르게 구축해왔다.
 
이에 반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아세안 시장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독일사들조차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극소수의 수요를 보이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는 것 정도가 전부다. 소형차 인기가 높은 시장 특성상 큰 차종을 주로 생산하는 미국 업체들 역시 고전 중인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한국-인도 FTA 체결로 국내업체에 유리한 조달 환경이 조성되는 등 아세안 시장의 매력도가 크게 향상되긴 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일본 업체에 유리한 정부 정책 전개 가능성, 가파른 임금 상승, 열악한 인프라 등은 리스크로 작용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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